by이정훈 기자
2012.06.23 01:10:49
"컨설팅사들 자기자본비율 6%로 낮게 책정"
"은행권 필요자금 900억~1000억유로 될듯"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스페인 정부가 오는 25일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계획인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지원규모의 근거가 될 민간 컨설팅사의 감사결과가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피치는 스페인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유력 컨설팅사인 올리버 와이만과 롤랜드 버거가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감사결과, 은행권 자본확충에 필요한 자금이 510억~620억유로라고 산정한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피치는 "이번 두 컨설팅사의 외부감사 결과는 스페인 은행들이 핵심자기자본 비율을 6%까지 높이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광범위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6% 정도의 비율로는 대출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높은 자기자본 비율을 설정했다면 스페인 은행권이 필요로 하는 자금은 피치가 아일랜드식 위기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900억~1000억 유로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치는 이에 따라 "적정한 핵심자기자본 비율을 유럽은행감독청(EBA) 기준에 더 부합하도록 높여 산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BA는 이달말까지 유럽 은행들에게 핵심자기자본 비율을 9%에 맞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25일 유럽연합(EU) 등에 구제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하되 지원규모는 다음달 9일까지 마련할 양해각서(MOU)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스페인이 최대 1000억유로 가운데 얼마만큼의 금액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구제금융 지원규모의 적정성 여부가 논란으로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