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재희 기자
2011.11.18 08:04:54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사례1> 지난 2008년 결혼한 A씨. 그는 결혼하면서 서울 압구정동에 7억원대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어 아내에게 지참금과 예물 명목으로 3억원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내가 가져온 금액은 현금 2억원. 예단에 실망한 그는 아내를 타박하기 시작했고, 결국 3년만에 파경을 맞게 됐다.
<사례2> 지난 2009년 결혼한 B씨. 그는 학벌·집안·외모 등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신랑측에 예단비로 10억원을 보냈다. 행복할 것이라 믿었던 결혼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남편은 B씨의 외모를 타박하며 성형수술을 강요했다. 크고 작은 갈등을 겪던 B씨는 결혼 5개월만에 집을 나왔고 결국 이혼했다.
혹자는 인생을 함께 할 배우자의 제일 중요한 덕목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배경과 조건 등 물질적인 것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사람의 됨됨이를 보고 선택해야 훗날 후회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증시에서 종목을 선택함에도 사람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기업의 미래를 보려면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봐야 한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성 여부는 투자자를 흥하게도 쇠하게도 할 수 있다. 소형사나 코스닥 종목의 경우 더더욱 CEO의 도덕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
최근 코스닥기업 I사는 대표이사로 인해 지옥과 천국을 오가고 있다. I사는 지난 9일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는 8%가까이 급락했다.
문제는 이후 공개된 대표이사의 보유지분 공시였다. 실적을 발표하기 전인 3일부터 9일까지 7.6%의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특히 지난 9월말 4000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1만1000원대까지 치솟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대표이사가 부진한 실적을 공시하기전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27억원 가량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 쳐 며칠만에 15~20% 급락했다.
이후 대표이사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17일 주가는 10% 넘게 올랐다. 신제품 양산을 위해 공장을 설립해야 했고, 은행권 차입 없이 공장을 완공(투자비용 100억원)하기 위해 27억원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즉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안전한 경영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
내부정보를 이용한 차익실현이었는지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훗날 확인할 수 있겠지만, 경영자의 마인드가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력을 갖춘 많은 기업들이 부도덕한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를 만나 한순간 무너지는 사례를 그동안 수없이 봐 왔다.
한 지인은 투자 종목을 선택하기전 반드시 해당기업을 방문한다고 한다. 물론 경영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문시 소액주주를 대하는 기업측 반응과 사내 분위기를 보면 기업에 대한 느낌이 온다고 한다.
최근 대외악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대형주보다 중소형 개별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적과 수급, 재료 분석에 더해 경영인에 대한 검증도 필요해 보인다. 설사 기업방문은 어렵다 하더라도 종목을 선택하기에 앞서 최소한 그 기업의 경영인이 누구인지, 과거 행적은 어떠했는지 관심을 갖고 조회해보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