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卒 신입, 임원까지 21.2년..그렇다면 확률은?

by김현아 기자
2011.10.30 11:00:00

직급별 평균 승진률도 38.8%에 그쳐..정체현상 심각
임원 승진 신입사원 0.8%에 불과..2005년 1.2%에 비해 0.4%p 감소
비정규직 중 대졸이상 비율 31%..1년새 17만 8000명 증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려면 적어도 20년 이상을 바라보고 꾸준히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급별 평균 승진율이 38.8%에 그치는 등 승진 정체가 심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신입사원은 1000명 중 8명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의 문을 뚫은 대졸 신입사원의 승진 정체성이 심각한 가운데, 통계청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전체 비정규직에서 31%나 돼 우울함을 더하고 있다. 이는 1년새 17만 8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승진․승급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부장으로 승진하기까지 평균 17.3년, 임원까지는 21.2년이 소요된다. 기업 내부 인사규정상의 승진연한보다 각각 2.2년, 2.6년 더 소요되는 수치다.
다만, 임원까지의 승진소요연수는 2005년 조사에 비해 1.2년 감소했다. 신입에서 부장까지의 승진소요연수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부장에서 임원으로의 승진소요연수가 크게(1.1년) 줄어들었기 때문.
 
집행임원제도, 조기발탁 승진제도 등이 확대된 덕분이나, 임원으로 승진하는 신입사원은 0.8%에 불과해 2005년에 비해 되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직급별 승진율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는 비율은 0.8%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5년 1.2%에 비해 0.4% 포인트 감소한 수치.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하는 비율은 0.6%에 그쳤으나, 중소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대기업의 10배 이상인 6.8%에 달했다. 다만, 중소기업에서 임원이 될 수 있는 확률은 대기업보다는 월등히 높으나 2005년에 비해선 절반 이하로 줄었다.

경총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규모가 작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에 대한 경쟁이 낮은 편이며, 자발적 이직률도 높은 편이라 대기업에 비해 승진하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승진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중요성은 ‘개인실적’(30.2%)과 ‘전문지식’(26.9%), ‘근속연수’(19.2%)의 순이었는데, 중요성의 격차는 기업 규모에 따라 크게 달랐다.
 
대기업의 경우 개인실적의 중요성이 40%에 달한 반면, 근속연수는 10%에 불과했다. 근속연수보다는 성과를 더욱 중요시하는 것.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개인실적의 중요도는 22.3%로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반면, 근속연수에는 26.2%의 비중을 부여했다.
 
이직이 상대적으로 심한 중소기업의 특성상, 개인성과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을 중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기업들은 승진정체 등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팀장제도를 도입해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거나, 발탁승진제도․명예퇴직제․임금피크제․직급정년제 등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승진정체현상의 근본 원인인 정기승급제도를 개선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응답기업의 11.0%에 불과했다.

경총 관계자는 "승진정체현상이 심화되면서 승진탈락자의 사기저하나 승진평가에 대한 근로자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로자 연령구조는 항아리형을 지나 역피라미드형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정기승급제는 피라미드형 연령구조를 상정해 승진정체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경총은 정기승급제를 대체할 수 있는 성과주의 임금체계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대졸 이상 비정규직은 1년 사이에 17만8000명 늘어났다. 그 결과 비정규직 가운데 대졸 이상 비중은 작년 8월의 29.5%에서 올해 8월에는 31%로 1.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년새 17만 8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대졸자들이 취업문을 뚫어도 승진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취업 과정에서도 비정규직으로 내몰릴 확률이 커졌다는 의미다. 
▲ 직급별 승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