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호준 기자
2005.01.03 08:45:05
中 위안화 절상, 美 부동산 버블 `불안요인`
내수 바닥탈출과 하반기 IT경기 회복 `긍정적`
외국인은 중립 변수..국내 기관 · 개인 자금유입 `기대`
[edaily 김호준기자]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환율과 내수회복 시기, 미국 부동산시장 연착륙 및 국내 투자자 자금유입 여부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증시는 악재가 즐비한 상황에서도 연초에 비해 지수대를 높인 채 마감했다. 하반기 국제유가가 55달러까지 치솟았고 환율이 한달 만에 10%나 절상됐지만 주식시장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이 주식시장에서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2005년 주식시장이 `장기상승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을 기점으로 주식시장이 추세적인 대세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 환율·내수회복·美부동산 연착륙 여부..관전 포인트
하지만 올해 역시 무작정 낙관론에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점검해 볼 변수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환율과 내수회복 시기, 미국 부동산시장 연착륙 여부 등을 꼽았다.
지난해 급등세를 보인 달러/원 환율은 올해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상반기 중국 위안화 절상문제까지 겹쳐 있어 환율 불안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올해 증시에서는 달러화 안정 여부가 가장 큰 변수"라며 "중국 위안화의 경우 7~8% 정도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도 "내년 상반기중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절상하거나 환율 바스킷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한편 동원증권은 `2005년 주식시장 전망`을 통해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중국 수출은 크게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원화강세와 관련해 업종 및 종목별로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강세에 따라 업종별로 나타나는 차별적인 수혜는 금융시장이 발달할수록 더욱 구체화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화절상과 함께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은 건설, 운수창고, 의약품, 종이목재, 기계 등이다.
◇ 1분기 내수회복 신호..3분기 본격적인 회복세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내수경기 회복 시기도 올해 증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을 수 있다. 김영익 실장은 "예상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올해 1분기에는 내수회복 신호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1분기에 도소매 판매가 플러스로 돌아서고, 3분기 들어서는 민간소비가 3% 정도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국 부장도 1분기에 내수지표 하강 추세가 멈추고 3분기에는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부동산시장..연착륙 혹은 경착륙
미국 부동산시장 버블이 해소되느냐도 올해 증시의 관전 포인트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가격은 최근 3년 동안 평균 두 배나 상승했을 정도로 버블이 심하다. 홍 부장은 "미국의 금리정책은 환율과 부동산시장 연착륙 사이에서 갈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익 실장은 "미국 부동산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주택가격이 급락하면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주택가격 급락 조짐은 없으며 FRB도 부동산 버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원증권도 올해 세계 부동산가격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증권은 "2003년 말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긴축 정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주요국의 부동산가격 조정이 충분히 진행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동원증권은 "선제적인 부동산 대책에 따라 올해 주요국의 부동산 경기는 조정 국면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가격조정의 속도나 부작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하반기 IT경기 회복+기관 매수세 유입 `긍정적`
IT경기 회복시기와 국내 투자자금 유입 여부도 관건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하반기에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수가 장기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관 매수세 유입이 필수적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실장은 "올해 외국인은 `중립 변수`이며 기관자금이 언제 증시에 유입되느냐가 수급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기관이 주식을 사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 자금이 펀드를 통해 유입되는 것에 불과하다"며 "순수 기관자금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증권은 "2005년에는 외국인보다는 국내 투자자금 이동이 중요하다"며 "가계 부채 부담이 완화되는 하반기부터 개인의 직접투자 비중도 점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