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정훈 기자
2024.08.02 05:30:00
[맨프리 길 SC그룹 아프리카·중동·유럽 최고투자전략가] 올 상반기 금융시장은 주식의 강세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점은 금리 인하를 향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화와 다가올 미국 대선이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적절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하반기 투자 전망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주식이 현금성 자산(예금)과 채권의 성과를 웃돌 전망이다. 이는 주식, 채권, 대안투자 등으로 구성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인컴(수익) 창출만을 목표로 하는 자산 배분보다 양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글로벌 주식 가운데 미국의 성과 우위를 예상한다. 셋째, 아시아 주식 중에서는 인도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넷째, 금과 신흥시장(EM) 미 달러 표시(USD) 채권은 다각화 수단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분기부터 시작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스웨덴, 스위스,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가 성장 및 물가 둔화 우려에 이미 금리를 인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임대료 하락과 고용시장 둔화 등에 따른 물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하반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판단한다.
하반기에도 미국 증시가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상대적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주요국 증시에 대해서는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 유로존 주식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최근의 경제지표 개선 추세를 고려해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선호도를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중 비중 확대 의견이었던 일본 주식에 대해서도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 영국 주식은 실적 기대가 낮은 탓에 비중 축소 의견이다.
아시아 중에서 인도는 비중 확대 의견이다. 인도의 경제와 기업 이익 전망이 긍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총선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주요 불확실성이 해소된 모습이다. 인도 주식 가운데 리스크를 낮추면서 투자에 접근할 수 있는 대형주를 상대적으로 선호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는 기업의 이익 성장세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신흥시장 채권에 대해서는 기회와 위험이 상존한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일드와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해 채권 가운데 달러 표시 이머징마켓 채권(EM USD 채권)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글로벌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과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반면, EM 현지통화 표시 채권의 경우, 현재 일드 수준이 환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비중 축소 의견이다. 대다수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선진국 중앙은행만큼 큰 폭이나 빠른 속도의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EM 현지통화 표시 채권의 가격 상승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은 상반기 중 가장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자산이다. 흥미로운 점은 금의 강세 배경이 채권 금리 하락보다는 바듯한 수급 여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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