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1도 안 들이고’ 구매한 주택 2만여채
by신수정 기자
2021.10.04 09:59:13
[2021국감]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깡통주택 작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깡통전세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무피(전세끼고 집을 사서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 것)’, ‘플피(전세끼고 집을 사서 오히려 돈을 받는 것)’가 늘어나면서 전세값 안정을 위한 특단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2020년, 2021년 자금조달계획서상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의 합이 100%이상 신고 건수 현황. (자료=장경태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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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한국부동산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금조달계획서상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이 집값의 100%가 넘는 신고서가 2020년(3월~12월) 7571건에서 2021년(8월까지) 1만 9429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같은 기간 집값의 80%이상인 신고서가 2020년 3만 6067건에서 2021년 8만 51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구입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그 출처를 적어 제출하는 문서로 지난 2017년 주택 투기에 대한 조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3월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3억원 이상 주택 구입 시, 투기과열 지구에서는 9억원 초과 구입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으며 제출 시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집값보다 높다는 것은 결국 집주인이 현금 한푼 없이 대출과 세입자의 보증금만으로 집을 매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주택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경우 주인이 집을 팔게 되더라도 세입자의 보증금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흔히 주택담보대출 금액과 임대차보증금의 합계가 집값과 비슷하거나 집값을 넘어서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전세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주택들을 ‘깡통전세’라고 부른다. 이는 아파트보다 빌라에서 더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과 보증금이 80%이상인 아파트가 1.8배 증가한데 비해 빌라는 3.3배 증가했고 100%이상 빌라도 3.5배가 증가해 그 증가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 갭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근거로 보이며, 깡통전세 중에도 빌라의 급증은 부동사 대출규제 등으로 적은 돈으로 보다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빌라로 투기성 자본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경태 의원은 “내 돈 1도 안 들이고 구매하는 주택 확산에 대한 우려와 고심이 깊어진다”며, “자칫 세입자에게는 깊은 절망을 안겨줄 수 있는 깡통전세는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전세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