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급여지급, 브랜드 없는 은행 서비스 확산시켜"

by이승현 기자
2021.09.19 09:00:50

금융연구원 보고서
"은행 계좌서비스 위협 경쟁자 전망"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미국에서 급여의 디지털 지급이 확산하면서 이른바 ‘화이트 레이블 뱅킹(white label banking)’이 심화될 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선 급여 지급을 급여 카드나 특화된 은행계좌서비스로 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통상 직원의 은행계좌에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화이트 레이블 뱅킹은 은행 자체 브랜드가 사라진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미국의 승차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대표적이다. 우버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디지털은행인 고뱅크(GoBank)와 제휴해 수수료가 없는 우버 기사 전용 은행계좌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기사가 운행할 때마다 즉시 해당 건에 대한 보수가 계산돼 수입정보를 전달한다.

배달앱인 도어대시도 스트라이드 은행과 제휴해 배달원 보수를 매일 정산해 해당 은행 계좌에 자동 입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선 국가나 공공단체의 급부금도 기업과 디지털 은행이 공동 브랜드로 만든 계좌를 통해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제정된 ‘코로나19 특별 구제법(CARES Act)’의 지원프로그램 수행을 위한 급부금 지급기관으로 전자화폐 결제플랫폼 벤모와 모바일 결제기업 스퀘어가 선정됐다. 전체 수급대상자 약 8800만명 가운데 은행계좌가 없는 약 1410만명과 미성년자 등 일부가 벤모와 스퀘어 결제계좌로 급부금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에선 은행계좌에 대한 최저잔고 의무 또는 유지 수수료 등 부담 때문에 계좌를 갖지 않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적으로 은행 고객은 당행에 계좌를 개설한 개인 또는 법인을 뜻한다. 보고서는 그러나 1개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조회와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고객 개념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관점에서도 이용하는 지급결제서비스가 어느 은행의 서비스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보고서는 “급여의 디지털 지급으로 화이프 레이블 뱅킹이 확산하면서 앞으로 기존의 은행 계좌서비스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지=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