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바이든式 기업 증세안 변수…지수 보합권 혼조
by김정남 기자
2021.09.14 06:30:29
뉴욕 연은 집계 기대인플레, 또 최고치 경신
8월 CPI 주목도 더 높아져…시장 또 흔들리나
민주당, 법인·소득세 증세 발표…시장 변수로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9월 조정론’ 관측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이 내놓은 대규모 증세안에 변수로 떠올랐다.
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6% 상승한 3만4869.6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3% 오른 4468.73에 마감했다. 두 지수는 지난주 5거래일 연속 떨어졌다가, 이날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0.07% 떨어진 1만5105.58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째 내렸다.
증시 3대 지수는 개장 전 선물지수 상승에 힘입어 잘 초반만 해도 강세를 보였지만, 갈수록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는 하락 반전했고, S&P 지수는 보합권에서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다우 지수 정도만 꾸준히 강세 흐름을 보였다.
9월 조정론의 여파는 지속했다. 독일 도이체방크가 9월 초 550명의 전세계 금융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전체의 58%는 “미국 증시는 연말 전에 5~10%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10명 중 1명(10%)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을 투자자들은 우려로 꼽았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은 8월 5.2%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집계 이래 최고치다.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4.0%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목표치(2.0%)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나오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5.4%다. 만에 하나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경우 시장은 또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이 최대 3조5000억달러(약 4100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대규모 증세안을 제안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이날 법인세율을 기존 21.0%에서 26.5%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증세안을 내놓았다. 또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로 높이기로 했다. 여기에 연소득 500만달러 이상 부유층은 추가로 3.0%의 부유세를 추가 부담하고,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25.0%를 세금으로 물리겠다는 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돈을 걷어 인프라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월가에서는 바이든식(式) 증세가 경기 둔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변수로 꼽고 있다. 하원은 당장 이번주부터 증세안을 심사하는데, 당분간 의회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장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신제품 공개를 하루 앞둔 ‘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이날 0.39% 오른 149.55달러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7.54% 하락한 19.37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56% 오른 7068.43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0%,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59%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