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중동 리스크 없었다…S&P·나스닥 또 신고점 경신

by김정남 기자
2021.08.31 06:30:15

''비둘기 연준'' 10년물 국채금리 1.2%대 하락
빅테크 잇단 급등…애플 시총 2.5조달러 돌파
월가 일각서 "너무 많이 올랐다" 조정 관측도
델타 확산 탓…코로나 입원환자 하루 10만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아프가니스탄 카불 테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는 없었다. 미국 뉴욕 증시가 또 강세를 이어가며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 상승한 4528.7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0% 뛴 1만5265.89에 마감했다. 두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했다.

지난주 신고점을 깨며 마감한 직후 미국이 무장 조직인 이슬람국가(IS) 호라산을 보복 공격하며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졌지만,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다만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16% 소폭 내리며 3만5399.8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49%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가 시장을 안심 시켰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278%까지 떨어졌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아직 먼 얘기라고 강조하면서다.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빅테크주부터 뛰었다. 대장주 애플의 경우 3.04% 오른153.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시가총액은 2조50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마이크로소프트(1.29%), 아마존(2.15%), 알파벳(구글 모회사·0.64%), 테슬라(2.67%), 페이스북(2.15%), 넷플릭스(1.30%) 등은 줄줄이 상승했다. 빅테크주 대부분은 전세계 시총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크다.



월가 일각에서는 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요 기관 중 하나인 웰스파고는 연말 S&P 지수 목표치를 기존 3850에서 4825로 무려 1000포인트 가까이 올렸다. 월가 내 최고치다. 여전히 추가 상승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너무 높아진 레벨 탓에 조정 신호가 나오고 있다는 관측 역시 적지 않다.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필 올랜도 수석 전략가는 최근 경기방어주 강세를 거론하며 “경기 둔화 혹은 조정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비둘기 정책은 금융 전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경기 둔화 우려는 점차 짙어지고 있다. 이날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8월 관할 지역 제조업 활동 지수는 9.0을 기록했다. 전월(27.3) 대비 큰 폭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23.5)를 크게 하회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델타 변이 확산 탓에 10만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일주일간 하루 평균 입원 환자 수는 10만357명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팬데믹을 겪은 지난 겨울 이후 최고치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주가는 이날 3.64% 뛴 288.47달러에 마감했다. 페이팔이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22% 하락한 16.19를 나타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소폭 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2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08% 각각 상승했다. 영국은 공휴일로 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