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이재명 vs ‘신중’ 이낙연, 2차 재난지원금 대충돌 왜?
by김겨레 기자
2020.08.27 00:00:00
당정청 선 그은 2차 재난지원금 두고 입장차
이재명 "온 국민 준다고 나라 망하나"
이낙연 "나라 곳간 진지하게 생각해야"
이낙연 당대표 땐 대권경쟁 가속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며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선별 지급에 무게를 실으며 특유의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지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 1인당 30만 원씩 준다고 나라가 망하겠느냐”며 선별 복지에 대해 “미래통합당식”이라고 질타했다.
이 지사는 전날엔 “정당은 조폭이나 군대도 아니고 특정인 소유도 아니다”며 “당론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당원은 누구나 당 정책에 의견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총리는 이날 “만약 재난지원금을 썼는데 사태가 더 악화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그런 논란을 하느라 힘쓰기보다는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논의 자체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원금을 준다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곳간 지키기도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선별 지급 의견을 재확인했다. 지난 23일 당정청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유보한 것과 입장을 함께 한 셈이다.
민주당 내에선 대권 주자 1, 2위를 다투는 이 지사와 이 전 총리의 스타일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소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이 전 총리가 당정청과 발맞춰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가려는 반면, 노선이 선명한 이 지사는 민심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밀어 붙인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가 8·29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이 전 총리와 이 지사의 대권 경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전 총리와 이 지사 모두 핵심 친문(친문재인)은 아닌 상황에서 민주당 주류인 친문 세력의 지지를 누가 더 많이 끌어올지도 관심사다.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당 지지율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등 친문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저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경선 때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워 ‘비문’으로 각인된 이 지사는 연일 친문에 손짓을 보내고 있다. 이날도 이 지사는 ‘친문을 겨냥했다’는 보도를 적극 반박하며 “오해도 아니고 곡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사흘간 성인남녀 1072명에게 조사한 결과,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에서 이 전 총리는 23.3%, 이 지사는 23.1%를 얻어 오차 범위 내 초박빙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