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실적 눈높이 높아진 종목 있다
by고준혁 기자
2020.03.31 00:50:00
꾸준히 개발한 신품 나오는 '제약·바이오'…코로나19 무관
기수주분 충분히 확보한 '건설·부동산'…"내년까지 무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업이익이 상향조정되는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제약 바이오 업종 중 꾸준히 제품 개발을 해오다 매출로 연결되기 시작하는 업체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와 무관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000100)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 대비 7.6%가 늘어나 7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수출한 폐암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등 신약들의 임상 직전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올해 영업이익도 2254억원으로 전망돼 한 달 전 전망치에 비해 약 16%로 크게 증가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제품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어간 덕이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미국시장 출시 3개월 만에 시장점유율이 4.9%를 기록해 고성장 중이고 3월 런칭할 위암·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역시 이익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효과 확대로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가 향후 연속성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확보해 놓은 수주 물량이 많은 건설·부동산 업체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증가한다고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002990)은 올해 영업이익이 844억원으로 추정, 약 9.7% 늘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부문 매출에서 기수주분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올해 매출은 약 59%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분양 세대수 5256세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약 4600세대 분양을 완료한다면 내년까지 매출 성장도 무난하다”고 설명했다.
SK디앤디(210980)도 부동산 개발 부문에서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 매출로 잡혀 이익 전망이 8.7% 증가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인도기준으로 인식되는 성수 SK V1, W를 포함해 저동과 판교 호텔 등에서 공정률 진행에 따른 매출인식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꾸준한 수주잔고 확보로 3개년치 평균 매출액 추이 비교 시 안정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올해 매출 1조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컴퓨터그래픽(CG)·특수시각효과(VFX) 및 뉴미디어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299900)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11%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 드라마제작사 래몽래인과 광고 제작사 에이앤피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해 올해부터 자회사들의 실적이 연결로 편입되는 게 주요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실적 컨센서스가 증가하는 종목은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주는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올해는 실적 예상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