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옷’이 되다…패션업계에 분 ‘친환경’ 바람

by강신우 기자
2019.09.17 05:15:00

H&M 등 글로벌 패션 기업 ‘친환경 협약’ 참여
온실가스 감축 위해 재활용 소재 적극 사용키로
LF, 삼성물산패션 등도 친환경 마케팅 활발

헤지스 여성 에코풀 라인.(사진=LF)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페트병 재활용한 폴리 소재’, ‘천연섬유인 마이크로 텐셀 소재’…. 페트병이나 천연섬유를 활용한 지속 가능한 패션, 패션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는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친환경 라인을 선보여 지속가능한 패션을 제안하고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에르메스부터 아디다스, H&M까지 32개 글로벌 패션 기업이 운영하는 150개 브랜드는 지난달 25일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자발적인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을 화두로 한 ‘G7 패션협약’에 참여했다. 이번 협약의 주최는 구찌,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등을 소유한 패션 그룹 ‘케어링’이다.

이들은 패션계가 만들어낸 쓰레기양이 1960년대에 비해 811%나 증가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멈추기 위해 노력하고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재활용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H&M은 그린워싱이라는 친환경 컬렉션을 론칭했고, 버버리는 68%의 면직물을 베터 코튼이라는 친환경 업체로부터 제공 받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도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2012년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한다는 취지로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 라인.(사진=코오롱FnC)
래코드는 재료에 따라 인벤토리, 밀리터리, 인더스트리얼 등 총 3가지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인벤토리 라인은 코오롱스포츠를 포함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다양한 브랜드의 3년차 재고를 활용하고 밀리터리 라인은 텐트나 군복, 낙하산 등을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더스트리얼 라인은 자동차 에어백 등 산업소재를 적용한다.

최근에는 생활문화기업 LF의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에코풀’ 라인을 출시했다. 헤지스 에코풀 라인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는 리사이클 폴리와 마이크로 텐셀로 원단 자체가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소재의 제작 과정에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세심한 노력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헤지스의 에코풀 라인 트렌치코트는 한 벌 당 1.5ℓ페트병 약 30개를, 퀼팅다운은 1.5ℓ페트병 약 3개를 재활용한 폴리 소재를 적용했으며 블라우스, 셔츠, 재킷은 친환경 공법으로 재배한 유칼립투스 나무의 셀룰로오스에서 얻은 천연섬유인 마이크로 텐셀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레이디스도 빈폴 30주년을 맞아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그린 빈폴’ 컬렉션을 선보였다. 자연 본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가운데 설원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에서 영감 받아 ‘그린 빈폴’ 컬렉션에 디자인으로 승화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정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지속가능성이 윤리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사업적 이유에서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친환경은 업체 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