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할인에도 미분양…성복힐스테이트&자이의 굴욕

by김미영 기자
2019.08.09 05:00:00

2010년 분양 시작했지만 여전히 미분양
30개월 무이자 잔금유예 등 혜택 쏟아내
중대형 평형 인기 되살아난다는데…
“오래 방치돼 완판 쉽지 않을 수도”

성복힐스테이트&자이(사진=일레븐건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의 성복힐스테이트&자이가 분양 후 10년이 다 되도록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고 빈 집으로 남아 있다. 가격을 9년 전 첫 분양 당시보다 1억원 이상 낮추는가 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분양 상태다.

시행사 일레븐건설 등에 따르면 현재 성복힐스테이트&자이는 전용면적 134㎡, 179㎡ 아파트 등을 할인 분양하고 있다. 1차 645가구, 2차 689가구, 3차 823가구 등 총 3659가구 가운데 미분양 상태인 아파트는 40여가구. 분양가는 7억~8억원선이다. 3.3㎡당 분양가는 최대 1700만원대(옵션포함)에서 최근 1400만원대로 떨어졌다.

시행사인 일레븐건설 측은 여기에 30개월 무이자 잔금유예를 통해 최소금액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납부조건을 추가 완화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1억원대의 실입주금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성복힐스테이트&자이는 분양 개시 후 10년이 되도록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악성 미분양’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왔다. 분양가격을 1억원 이상 할인하고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지도 반 년이 지났지만 일부 물량이 아직 남은 것이다.



분양담당자는 “미분양 원인이 한 가지만 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2010년 입주 당시는 수도권에서 대형 평수가 가장 많았던 때로 물량 폭탄이 있었고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외 여건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통망이 구축되지 않고 상권도 발달하지 않았던 터라 실수요자들이 꺼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3년 전 지하철이 들어오면서 교통문제 등이 풀렸고 물량도 어느 정도 소화했다”며 “지금 분양시장에 내놓은 건 회사보유분의 ‘스마트리빙’으로 24개월간 살았던 아파트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통 입지는 다소 나아진 상태다. 경기도 용인시가 2016년 신분당선 연장선을 개통한 후 서울 접근성이 개선됐고, 강남권을 약 10분대로 잇는 GTX A노선 계획도 있어 GTX 용인역이 개발되면 도심접근성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성복힐스테이트&자이는 최근 희소성이 높아진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가늠자란 평가도 나온다. 분양담당자는 “2010년 이후 중대형 평형이 거의 분양되지 않아 매물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가격이 지금도 오르고 있지만 앞으로도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분양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오래 방치됐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완전하게 대형 평형 선호로 전환되는 상승기가 아니라면 완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