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소재]도레이첨단 "선두주자, 과감한 투자로 소재혁신"

by정태선 기자
2013.11.07 07:03:00

탄소섬유, 2020년 국내 생산 1.4만t..''수출주도''
탄보잉사항공기 9% 연비 절감
수처리·PPS도 과감한 투자..웅진케미칼 인수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은 “국내에 PPS 제조기술이 없어 전량 일본에서 비싼 값에 수입하고 있다”며 “26년간 축적된 도레이의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수요를 대체하고 자유무역협정이 유력한 중국으로도 적극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소재의 혁신 없이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은 탄생하지 않는다.” 일본 도레이의 한국법인인 도레이첨단소재는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신소재가 탄소섬유다. 탄소섬유의 원조격인 본사와 같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서 아시아의 핵심제조거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월부터 경북 구미 공장에서 고성능 탄소섬유를 연산 2200t 규모로 생산하기 시작한데 이어 내년 3월 연산 2500t 규모의 2호기까지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도레이첨단소재는 연산 4700t으로 국내 최대 규모 탄소섬유 생산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 2020년까지 국내 생산량을 1만4000t으로 늘려 중국, 미국,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일찌감치 탄소섬유에서 선발 주자로 나선 도레이는 고성능 탄소섬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고성능 탄소섬유는 항공기나 자동차 경량화에 쓰이는 최고급 소재로 도레이가 전 세계 표준으로 통한다. 현재 항공기 1차 구조재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도레이 제품이 유일하다. 실제 보잉사의 787 항공기는 동체 부분에 도레이의 탄소섬유를 적용해 무게를 9%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항공기를 20∼25년간 운항하면 항공기 구입비용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본사 사장은 1호기 준공식 때 한국을 직접 방문해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이 있는 국가로 탄소섬유 수요지로서의 입지조건이 탁월하고 비용 경쟁력에서도 동남아 등 경쟁국에 비해 앞서 생산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레이는 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시장을 키워가는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탄소섬유만 해도 40여년 간 연구에 매달린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이회사는 지난 9월 3위업체인 미국 졸텍을 5억8400만 달러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생산 규모를 늘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탄소섬유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성공하면 도레이의 탄소섬유시장 점유율은 현재 21.2%에서 30%를 훌쩍 넘어 2위인 일본의 데이진(13.9%)의 두 배를 웃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