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원익 기자
2012.04.12 01:00:0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기 대권 가도가 탄력을 받게 됐다. 11일 대선 전초전 성격을 지닌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원내 1당에 등극했다.
절대 다수 의석을 얻지는 못했지만 향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새누리당이 쥐게 됐다.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다고 해도 야권을 리드할 수 있을 정도의 의석을 챙겼기 때문이다. 자유선진당 등 보수 정당과 연대하면 정국 장악력은 더욱 커진다.
박 위원장은 12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이 제기할 국정조사, 청문회 등 집중공격에서 방패막이 될 든든한 우군을 의회 권력으로 가지게 됐다. 박 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동안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를 막아 달라. 저희 새누리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한 그대로 19대 국회가 구성되는 셈이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명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패배로 박근혜 바람이 서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 될 수 있지만 전국에 걸친 새누리당의 득표력은 이를 반감시킨다.
특히 영남, 강원, 충청 지역의 선전은 박 위원장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각인시켰다. 부산·경남에서 불었던 야당 바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을 견제한 것도 파급 효과가 크다. 향후 대선 국면에서도 박근혜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19대 총선에서 100석도 못건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놀라운 결과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킬 정도의 위기였던 당을 이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린 박 위원장의 능력에 대해 보수 유권자들 뿐만 아니라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도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다만,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전면에 나선 박 위원장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17대 대선에 이어 18대 대선에 다시 도전하게 된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향후 더욱 혹독한 검증이 제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