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락, "관건은 북핵 아닌 수급"-한투

by한상복 기자
2002.12.26 08:45:05

"최근 단기급락은 오히려 매매 기회"

[edaily 한상복기자] 최근의 주가 급락 원인을 북한 핵문제가 아닌, 증시 내부의 수급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컨트리 증가가 최근 주가 급락의 주 원인이라면 또 다른 가격변수인 원화가치와 채권가격도 급락세를 보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보인 반면 원화가치와 채권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급락의 주 배경은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변수보다는 주식시장의 수급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급반등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원인을 ①미국경제 및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②이라크와 미국간의 전쟁 우려감 ③베네수엘라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세 ④북핵문제 등으로 지적했다. 한투는 앞의 3가지 변수의 경우, 상당부분 주식시장에 반영된 악재이며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기술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우리 주식시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우리 안보와 직결된 북핵문제를 최근 주식시장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론이라고 밝혔다. 한투는 그러나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이 컨트리 리스크 증가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급락은 다소 과민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투는 따라서 주식시장만이 요동을 치는 이유는 주식시장 수급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거래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크게 감소한 가운데 기관이 연기금 및 금융기관의 환매수요로 실질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불안심리가 크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경우, 12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하루 평균 6386억원의 거래금액을 기록했으나 23일에는 3404억원, 24일에는 2200억원의 거래금액을 기록하는 등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외국인은 북한이 핵 봉인제거에 나서면서 북핵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대선 이후 1700억원 가량의 순매수를 보여 컨트리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지 않는 모습이라는 것이 한투의 분석. 다만 선물시장에서 20일 이후 5000계약 정도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는 방향성 거래이기 보다는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며 투기적인 성격의 단기거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취약한 수급여건과 맞물려 지수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다. 한투는 국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북핵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으나 해결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당분간 불안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투는 그러나 단기급락이 단기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같은 단기급락을 매매기회로 잡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