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9월 조정론' 불안감…다우·S&P 3거래일째 하락세

by김정남 기자
2021.09.09 06:18:59

신고점 경신하던 다우·S&P, 9월 들어 부진
연준 베이지북 "경기 약간 둔화…인플레 압력"
뉴욕 연은 총재 "연내 테이퍼링 개시 적절해"
경기 둔화 와중에 테이퍼링 개시 여부 주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월가 일각에서 나오는 9월 조정론 불안감에 최근 잇따라 약세를 보이는 기류다.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하락한 3만5031.0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3% 내린 4514.07에 마감했다. 8월만 해도 잇따라 신고점을 찍었던 두 지수는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57% 떨어진 1만5286.64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14% 내렸다.

장 초반부터 약세였다. 가장 주목 받은 건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놓은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다. 이는 12개 연방준비은행 지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다.

연준은 이번 베이지북을 통해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적잖이 다뤘다. 연준은 “기업들은 상품 가격을 크게 올렸음에도 주요 자재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몇몇 지역의 기업들은 몇 달 안에 판매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압력은) 많은 지역에서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또 “고용주들은 기존 직원을 유지하고 새 직원을 뽑기 위해 임금 인상을 더 빈번하고 하고 보너스를 주고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장중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구인·이직보고서(JOLTS)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채용 공고는 1093만건으로 역대 최다를 또 경신했다. 팩트셋이 내놓은 예상치(990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연준은 아울러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약간 둔화했다”며 “경제 활동이 감소한 것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외식, 여행 등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성장세가 둔화하는 와중에 물가가 치솟으면서 연준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연준은 일단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기조를 유지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세인트로렌스대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의 개선이 이어진다면 올해 말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테이퍼링에 돌입하기 위한) 인플레이션의 조건은 분명히 충족됐다”고 말했다. 그는 FOMC 당연직 위원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FOMC 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인사로 분류된다. 그동안 제롬 파월 의장과 같은 정책 기조를 언급해 왔는데,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월가에서는 그동안 부진한 고용 지표 때문에 내년 이후로 테이퍼링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이날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을 보면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 기조를 아직 바꾸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심지어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내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9월 들어 뉴욕 증시는 다소 혼돈에 빠져 있다. 조정론이 대두하는 와중에 일부 투자은행(IB)은 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서다. 이날 UBS는 S&P 지수의 올해 말 전망치를 기존 4400에서 4650으로 올렸다. 앞으로 150포인트 가까이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0.99% 하락한 17.96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지수는 일제히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75% 하락한 7095.53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5% 각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06%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