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TMI]비 오면 막걸리 생각나는 이유 …판매량 30% 증가

by김보경 기자
2020.08.02 09:08:57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올 여름은 역대급 긴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중부지방은 7월 한 달 내내 비가 왔는데 기상청은 오는 10일까지 이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평년 장마기간은 32일인데 올해는 40일이 넘는다. 지난달 28일 장마가 끝난 제주는 49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비 오는 날에 무슨 음식이 생각날까. 최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가 발표한 ‘비 오는 날 연관 음식’에 막걸리가 1위였다. 2년간 1위였던 커피를 제쳤다. “비 오는 날엔 막걸리에 파전.”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날씨와 음식의 공식같이 전해오는 말이다. 실제 판매로도 이어졌을까.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7월(1~29일)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1% 증가했다. 파전의 재료로 쓰이는 부침가루와 밀가루 판매량도 61.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CU에서도 막걸리는 전년보다 21%, 부침가루·밀가루는 28.9% 늘었다.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파전이 당기는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행복감을 유도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면서 일시적으로 우울해질 수 있다. 파전의 밀가루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는 몸속 탄수화물 대사를 높이고 세로토닌을 활성화시켜 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꼭 파전이 아니더라도 비 오는 날 밀가루 음식이 당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막걸리는 전통적으로 파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다. 막걸리에도 마찬가지로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들어있다. 또 막걸리의 누룩은 파전의 소화를 돕는다.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이 인기를 끌고 장마까지 길어지자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기성세대 뿐 아니라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평주조는 청량감을 극대화한 ‘지평 이랑이랑’을 출시했다. 샴페인 와인을 대체할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선보인 것이다. 국순당은 2018년 유산균 강화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선보인 이후 올해 4월에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를 출시하는 등 꾸준하게 유산균을 강화한 프리미엄 막걸리를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하기 간편한 350㎖ 용량의 캔 용기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서울탁주도 젊은 층을 겨냥해 ‘인생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2018년 출시된 인생막걸리는 투명한 용기에 다양한 색감을 넣은 디자인 패키지로 눈길을 끈다. 또 쌀 이외에 밀을 섞어 부드러운 풍미를 살리고 알코올 도수를 기존 6%에서 5%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