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지역사랑 참치사랑'..국내 최초 '참치1호펀드' 탄생

by김범준 기자
2019.03.18 06:00:00

국내 최초 수산생물 대상 실물 투자펀드
최근 참치 수요 늘자 일본서 양식산업 활발
김 회장, 지역특화 CIB강화.."우리도 해보자"
''지역사회 공헌'' 일환..3.4% 낮은 수익률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김지완(·73) BNK금융지주 회장이 원양어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참치’에 꽂혔다. 국내 최초로 ‘참치펀드’를 야심차게 선보인 것.

BNK금융그룹과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BNK 참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 신탁 1호’(이하 참치1호펀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고급 어종인 참치(참다랑어)를 국내에서 대량으로 양식해 수익을 내는 펀드로, 주식·채권·원자재 등이 아닌 살아있는 수산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물 투자펀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배경에는 김지완 회장의 남다른 ‘참치사랑’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참치 소비량은 크게 늘고 있지만 제대로 양식을 하는 곳이 없어 많은 양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등에 따르면 국내 참치 수입량은 2014년 2135t에서 지난해 5989t으로 5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참치 소비량이 폭증해 개체 수가 줄어들자 국가별로 어획을 제한하는 할당량이 적용됐다.

어획량이 줄자 일본·호주·멕시코 등 태평양권 수산 선진국에서는 참치 양식 산업이 성행 중이다. 특히 일본은 300여곳 양식장을 통해 전세계 양식 참치의 절반 수준인 연간 1만5000t을 생산하고 있다. 양식 참치의 가격은 직접 잡아 냉동된 상태로 운반되는 원양 참치보다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수산 선진국들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참치 양식에 성공해 지난해 처음 양식 참치가 출하됐지만 양식장은 아직 3곳에 불과하고 출하 물량이 4t 정도에 그치는 등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10kg 크기의 새끼 참치가 50kg 이상으로 자라는 데 2년 이상 걸리는 데다 대규모 외해양식장 시설 조성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투자금을 장기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BNK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이 같은 부분에 주목했다. 김 회장은 앞서 30여년 간의 증권맨 경험을 살려 서울CIB센터와 부울경 CIB센터를 통해 지역주력 특화산업 기반 CIB(Corporate&Investment Banking, 기업투자금융) 신성장 동력 확대를 모색했다. 그 결과 이번에 국내 최초 ‘참치1호펀드’가 탄생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6일 부산 본사에서 열린 ‘BNK 참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 신탁 1호’ 출범식에서 주요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 회장, 김영춘 해수부 장관, 문종열 남평참다랑어영어조합법인 대표,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 (사진=BNK금융 제공)
참치1호펀드는 BNK금융이 40억원을 선순위 출자하고 남평참다랑어영어조합법인(남평)이 10억원을 후순위 출자하는 형태로 이달부터 3년간 총 50억원을 참치 양식에 투자할 예정이다. 운용은 BNK자산운용이 맡는다.

투자금은 10kg 미만 새끼 참치 및 사료 구입비 등 양식장 운영에 쓰이며, 참치 양식은 남평이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에서 운영하는 외해가두리양식장에서 이뤄진다.

2~3년 뒤 참치가 50kg까지 충분히 자라면 이를 팔아 투자금을 상환하고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수익률은 3.4%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차원에서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수익성은 물론 수산업활성화라는 공익적 가치까지 고려해 투자했다”며 “펀드운용뿐 아니라 판매처와 유통처를 발굴하고 연결해주는 역할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