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논란'에 칼 빼든 경찰, '마약과의 전쟁' 나선다…全 수사 인력 투입
by박기주 기자
2019.02.24 09:00:00
버닝썬 논란에 놀란 경찰 "마약 카르텔 해체"
마약 수사인력 1000여명, 5월까지 3개월간 집중단속 나서
업소와 유착된 경찰관에 대해선 엄정 대처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버닝썬 클럽’ 논란에 놀란 경찰이 대대적인 마약 수사에 나선다. 경찰은 1000여명의 마약 수사 인력을 투입, 마약 밀반입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성폭력 등 2차·3차 범죄까지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찰관 유착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긋고 철저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찰청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강남 클럽과 관련한 의혹으로 마약 이용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름에 따라 이를 뿌리 뽑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를 위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근절 추진단’을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마약류 밀반입·유통(1차 범죄)→마약을 활용한 범죄(2차 범죄)→2차 범죄로 확보한 불법촬영물 유포(3차 범죄)’로 이어지는 마약 이용 범죄의 3단계 카르텔을 해체한다는 것이 경찰의 계획이다.
우선 경찰은 오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를 집중단속 및 일제점검 기간으로 지정하고, △마약류 유통 사범 △외사 안전구역 내 마약류 밀반입 사범 △약물 피해 의심 성폭력 사범 △불법촬영물 유통 사범 등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 이번 단속에는 전국 마약 수사관 1063명을 비롯해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외사수사 등 범 수사부서 수사관이 총 투입된다. 또한 소방 및 지자체 등 기관과 함께 클럽 등 대형 유흥주점을 일제히 점검할 방침이다.
112 신고 시스템도 마약 관련 신고에 힘을 싣는다. 약물 관련 112 신고는 ‘코드 1’ 이상으로, 약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한 경우 ‘코드 0’로 신고코드를 격상해 신고 초기부터 총력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만약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반복될 경우 이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112 신고는 신고 내용에 따라 이를 숫자로 구분하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긴급한 사건이라는 의미다.
‘버닝썬 클럽’ 논란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경찰관과 업소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감찰에 나선다. 경찰은 앞으로 3개월 동안 감찰·생활안전·형사 등 관련부서 협업을 통해 첩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전국적으로 기획감찰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유착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계획이다.
경찰의 대책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 산하 ‘마약류대책협의회’는 이번 주 중에 마약류 대책 실무협의회 회의를 열고 마약류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 체제를 구축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경찰과 함께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맞춤형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식약처 및 관세청은 의료용 마약류 불법 사용과 공·항만 밀반입 범죄에 대한 합동수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번에 시행하는 종합대책을 통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경찰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며 “경찰의 단속과 더불어 피해자의 신고와 국민의 제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