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라운지]①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 확대”..유화-건설 시너지 ‘톡톡’

by성문재 기자
2018.08.08 06:00:00

올 경영전략 ''디벨로퍼 사업 확대''
수주 기다리지 않고 기획·투자
해외발전소·현수교 건설 잇단 성과
호텔브랜드 ''글래드''도 확장 일로
상가 ''리플레이스''도 성과 가시화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디벨로퍼 사업 확대’를 올해 경영 전략으로 삼은 대림산업(000210)이 국내외에서 디벨로퍼 사업 기회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디벨로퍼란 사업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개발사업자를 말한다.

대림산업이 디벨로퍼 사업자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해외 SOC(사회간접자본)다. 작년 3조5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장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민간 투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에서 대림산업은 시공뿐 아니라 16년 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대림산업의 독자적인 현수교 기술력이 프로젝트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이순신대교를 준공하면서 세계에서 6번째,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현수교 자립기술을 완성했다.

파키스탄에서는 102㎿(메가와트) 굴푸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민간 개발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발전소를 34년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에 나섰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태국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PTT글로벌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약정을 맺었다. 두 회사는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와 참여 지분 등 세부 내용은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석유화학단지가 완공되면 연간 150만t의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대림산업의 석유화학부문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국내에 비해 내수 시장이 크고, 원료 수급 비용이 저렴하다. 대림산업은 미국 석유화학공장을 기반으로 유럽과 북· 남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높은 진입 장벽과 비싼 운송비 부담으로 국내 석유화학사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미국 석유화학단지를 활용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림산업은 또 동남아시아·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보고 민자 발전(IPP)분야를 중장기 전략으로 설정했다.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란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건설한 후 일정 기간 소유·운영하면서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모델이다. EPC(설계·조달·시공)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업 기획, 금융 조달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이 요구된다. 대림산업은 IPP사업을 위해 2013년 민자발전을 전담하는 대림에너지를 설립했고, 그해 호주 퀸즐랜드주에 속한 퀸즐랜드 851㎿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외 민자발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경기도 포천시에 대림의 첫 IPP 프로젝트인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해 가동 중이다. 대림산업은 LNG(액화천연가스) 및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IPP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대림그룹의 첫번째 민자발전소로 2014년 7월 상업 운전에 돌입한 포천 복합화력발전소 1호기 전경.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은 호텔 분야에서도 디벨로퍼로 활동 중이다.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통해서다. 2014년 국회의사당 인근에 ‘글래드 여의도’를 론칭한 뒤 2016년 ‘글래드 라이브 강남’, 2017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를 차례로 열었다. 글래드에는 대림그룹의 호텔 시공 및 운영 능력이 결집돼 있다. 사업기획 및 개발에서부터 시공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벨류체인의 전 과정을 그룹에서 맡는다. 대림산업이 사업기획과 개발을 주관하고 대림산업과 삼호가 시공을 담당한다. 운영과 서비스는 그룹 내에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오라관광이 맡는다. 대림그룹은 현재 4곳의 글래드 호텔을 비롯해 제주 우주항공호텔, 메이힐스 리조트 등 9개 호텔 및 콘도, 총 2700여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000객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자체 상가 브랜드인 ‘리플레이스(replace)’를 개발해 리테일 사업에도 진출했다. 리플레이스는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한다’라는 뜻으로 개성 있고 감각적인 식당과 매장으로 채워진다. 광화문 D타워와 한남동에 2곳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1년 입주를 앞둔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도 리플레이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분야에서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신사업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6년 국내 최초로 기업형 임대주택리츠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를 출범시켰다. 대림AMC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금투자심의 승인을 받아 천안 원성동과 부산 우암2구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두 사업지 모두 장기 지연된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일반분양 아파트를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모두 매입해 8년 이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 임대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고, 주택도시기금과 대림산업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기업형 임대리츠가 시행을 맡는다. 자산관리는 대림AMC가 수행한다. 두 사업지가 준공되면 대림AMC는 총 3377가구, 약 1조원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대림 AMC는 2020년까지 약 1만가구, 3조원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전통적인 경쟁 입찰보다 개발형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외형보다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선별 수주해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이라며 “특히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디벨로퍼 사업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건설·운영 중인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호텔 외관. 대림산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