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7.10.25 05:50:00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 속도가 중요..출판되면 이미 늦어"
"위키피디아·구글로 부족하면 유튜브로..이거면 충분"
"정보를 유료로 제공하거나 획득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오늘 아침에는 ‘알파고 제로’(AlphaGo Zero)에 관한 기사를 보고 위키피디아에 강화학습이 뭔지 찾아봤습니다. 위키피디아에는 모든 정보가 다 있습니다. 정확도요? 브리태니커만큼 정확하다는 것이 오래 전에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4차 산업혁명 전도사’ 김창경(58)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요즘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요즘 공중파 방송 강연은 물론 국회, 연구원 등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연이 쇄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 외에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같은 최신 기술 관련 잡지를 정기구독했지만 이제는 하나 빼고 다 끊었다”며 “과학은 이제 궁극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학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증거가 바로 최근 네이처에 발표된 ‘알파고 제로’라고 말했다. 알파고 제로가 인간의 기보를 입력하지 않고 스스로와의 대국을 통해 성장했다는 사실은 이제 과학이 사람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구글의 AI(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 제로는 지난 18일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소개됐다. 앞서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던 알파고와 달리 처음부터 스스로 학습하며, 알파고와 대국을 벌여 100대 0 전승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전세계는 또 한번 발칵 뒤집혔다.
김 교수는 “알파고 제로의 ‘강화학습’을 공부하기 위해 위키피디아를 찾아봤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구글링을 통해 공부했다. 이제는 인터넷만 뒤져봐도 수준 높은 정보들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키피디아에 관심분야에 관한 정보가 없거나 부족할 때는 적극적으로 구글을 찾는다. “깊이 있는 지식을 얻으려면 아무래도 전통적인 책이 낫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 않다”며 “블로그든 PDF 파일이든,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어떻게든 찾아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와 구글 만으로도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땐 어떻게할까. 김 교수는 ‘유튜브’로 정보의 범위를 확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자로 이해가 가지 않을 경우 눈으로 직접 현장이나 사물을 확인하면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에도 구글이 소프트뱅크에 매각한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새로 공개한 로봇개 동영상을 보며 기술의 발전에 새삼 놀랐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공개된 동영상에서 본 모습보다 훨씬 더 로봇개의 행동이나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제는 로봇의 정교함이 인간보다 더 실제처럼 느껴지는 지경이 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