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M으로 자존심 지키나..넷마블 '긴장'
by김혜미 기자
2017.04.14 03:13:31
리니지M, 사전예약 신청자 수 이틀째도 꾸준한 편
"엔씨, 모바일 게임 운영리스크 없어"..기대감 높아
넷마블, IPO 앞서 바람몰이 지속..대장주 가능할까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리니지의 원조’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M’이 사전예약 첫날부터 신기록을 세우면서 넷마블 게임즈의 독주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편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하면서도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가운데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13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리니지M은 사전예약 이틀째에도 이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첫날에는 사전예약 8시간 만에 100만명이라는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앞서 ‘미친 기록’이라는 평을 받았던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123일간 340만 사전예약자 수를 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훨씬 단축된 기록이다. 엔씨 관계자는 “첫날 만큼 강한 흐름은 아니어도 사전예약 등록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올들어 내놓은 모바일 게임 신작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터라 리니지M에 대해서도 절대적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게임시장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던 시기에 엔씨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대응이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이널블레이드와 프로야구H2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과금모델과 업데이트, 운영 등의 요소가 검증됐다. 리니지M 흥행 관련 리스크요인은 거의 제거됐다”고 분석했다.
| (왼쪽부터)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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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이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상반기 출시’임을 밝힌 가운데 다음 달 IPO(기업공개)를 앞둔 넷마블 게임즈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상 사전예약을 출시 한 달 전쯤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니지M이 5월에 출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넷마블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오는 20일까지, 이번 달 25~26일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피 정식 상장은 5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12만1000~15만7000원으로 전체 2조514억~2조6617억원 수준이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넷마블 희망범위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0조~13조원에 이른다. 이는 현재 국내 게임 대장주인 13일 기준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 7조8616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넷마블은 최근 레볼루션의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신작을 출시하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은 계획된 17종의 신작 라인업 가운데 ‘요괴’와 ‘트랜스포머’, ‘나이츠크로니클’, ‘펜타스톰 포 카카오’ 등을 이미 출시했거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레볼루션 홍보모델로 지드래곤(GD)을 선정하는가 하면 펜타스톰 배경음악을 ‘인셉션’으로 잘 알려진 거장 한스 짐머가 제작하는 등 게임 성공을 위한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부문에서 매출 1~4위는 각각 레볼루션과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요괴 등 넷마블 게임이 독식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매출 1·2위와 4·5위를 이들 게임이 차지했다.
그러나 리니지M이 레볼루션에 견줄 만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엔씨의 게임 대장주 입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리니지M은 이미 대만 감마니아와 대만의 모바일 게임 역대 최대규모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PC온라인 리니지 이용자 400만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레볼루션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신규 이용자 풀이 충분하다”며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역시 리니지 파워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것 같다. 기존의 PC온라인 리니지 이용자 일부가 레볼루션으로 옮겨갔다고는 하지만 다시 옮겨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넷마블이 상장 초기에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반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