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사설] 다시 뛰자, ‘그레이트 코리아’를 향하여

by허영섭 기자
2016.10.04 06:00:00

이데일리가 오늘로 창간 16주년을 맞는다. 기업인들의 경영 의욕을 북돋워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공식 출범한 것이 2000년의 일이다. 대한민국이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였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만큼 국가 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상황에서 이데일리의 출범은 사회적인 소명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동안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한동안 세계무대에서 경쟁국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뒤처지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자꾸만 가라앉는 성장률과 수출,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다시 외환위기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드는 현실이다. 조선·해운업에 이어 철강·석유화학 분야까지 구조조정작업이 이뤄지게 되면 단기적인 후유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근시안적 처방에 그친 탓이다. 역대 정부마다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굳게 약속했으면서도 번번이 공수표로 그치고 말았다. 소모적 마찰을 야기했던 정치권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정부의 개혁작업 추진과정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았던 측면이 적지 않다. 기업인들의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의지가 제풀에 꺾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가로막혀 청년 백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민생경제가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수출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 밥그릇을 놓치지 않겠다는 노조 파업도 여전하다. 이런 처지에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를 바랄 수는 없다.



모두가 출발선상으로 돌아가 다시 힘을 내야 할 때다. 우리 내부에 응축돼 있는 ‘성장 DNA’를 발휘해야만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지속가능한 바탕 위에서 성장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지금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쉽지가 않다. 이데일리가 창간 16주년을 맞으며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라는 주제를 내걸고 연속 기획을 마련한 것이 그런 이유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인구 증가가 거의 멈춤으로써 노령화사회로 치닫고 있는데다 복지 욕구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더욱이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져든 상황에서 우리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해서는 앞날을 기약하기 어렵다. 우리 경제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도약하는 데서 더 나아가 앞으로도 계속 뻗어나가야만 한다. 이데일리가 그 선봉장 역할을 맡겠다고 독자들 앞에 감히 다짐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