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4나노 모바일AP 양산.. 시스템 반도체 도약

by이진철 기자
2015.02.17 01:00:38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 핀펫 공정 적용, 미세공정 한계 극복
로직 공정 리더쉽 확보.. 시스템LSI 사업 도약 발판 마련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14나노(㎚·1㎚=10억분의 1m) 핀펫(FinFET·3차원 입체구조 칩 설계 및 공정 기술)의 양산을 공식 발표하면서 올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지형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시스템 반도체 고밀도집적회로(LSI) 사업에서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핀펫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양산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모바일AP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응용 프로그램 구동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맡는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모바일 AP는 크기와 소비전력이 제품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4나노 로직 공정은 기존의 20나노 공정보다 성능이 20% 향상되고 소비전력은 35% 감소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30% 개선되는 장점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핀펫 공정 연구를 시작해 지난 2003년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에서 첫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핀펫 공정 관련 다양한 기술들을 발표해 왔으며, 수십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최초로 간섭현상 등을 피하기 위해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는 3차원 V낸드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부동의 선두자리를 지키는 것과 달리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기존 20나노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평면(Planar)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3차원의 핀펫 공정을 적용, 공정미세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14나노 모바일 AP 양산을 통해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에 3차원 반도체 공정을 적용, 미래 3차원 반도체 시대를 선도하게 됐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이어 시스템 LSI사업도 크게 도약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엑시노스 7 옥타’ 시리즈 신제품에 처음 적용하고, 올해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처음 공개할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6’의 모바일AP로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를 사용하는 애플 등 대형 고객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14나노미터 핀펫 공정의 칩을 다량 양산하면 그동안 유지돼온 TSMC의 독점구조가 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TSMC는 16나노 기술의 안정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퀄컴의 64비트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10에 대한 성능 논란이 불거진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긍정적이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를 선택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갑수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최첨단 로직 공정 기술은 삼성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번 14나노 모바일 AP 공급으로 고사양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이 가능해 향후 신규수요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