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5.01.05 07:30:00
새해 첫 3일 담배 판매량 전주 동요일대비 50~60% 감소
옥션 금연보조제 판매 전년 동기비 최대 48배 급증
보건소 금연클리닉 방문객 전년 동기대비 3~4배 늘어
"경고그림 도입·광고 금지등 도입해야 흡연율 떨어져"
[이데일리 박형수 고재우 기자] 담뱃값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담배회사와 판매점들은 당초 예상보다 급감한 판매량에 당혹해하고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사라졌던 ‘개비 담배’가 다시 등장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그러나 일시에 금연클리닉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금연보조제가 동나는가 하면 과로에 지친 직원들이 사직을 통보하는 사례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금연대란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월1일~3일(목·금·토)까지 사흘간 A편의점 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8.7% 감소했다. 전주 동요일(12월25일~27일) 대비로는 53.8% 감소했다. B편의점은 감소폭이 더 크다. 전년 동기대비 41.6%, 전주 동요일 대비로는 61.5%나 줄었다.
다만 이같은 판매량 감소가 계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해 정부의 담뱃세 인상 계획 발표 이후 애연가들이 사재기한 물량이 적지 않은 때문이다. 6개월 가량 현재 추세가 이어져야 고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금연 보조제 판매는 급증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금연초, 파이프 등 금연보조제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339% 증가했다. 흡연측정기, 금연스티커 등 금연용품 판매는 같은 기간 458% 늘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마켓 옥션에선 금연 보조용품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48배 급증했다. 전자 담배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12월 G마켓의 전자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688% 증가했다.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가 급증하면서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는 평소 방문객의 3~4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고 있지만 상담 인력 증원은 더디게 이뤄지면서 기존 상담사의 업무량이 한계치를 넘어섰다. 서울 노원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경우 1월2일에 등록한 방문객 금연상담이 빨라야 2월 말에나 가능하다.
노원구 보건소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상담사를 늘려서 배치했지만 역부족”이라며 “과로에 지쳐 그만두겠다고 사직 의사를 밝힌 상담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국에 불고 있는 금연 열풍이 실제 흡연율 감소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격 민감도가 떨어지면 언제라도 흡연 인구는 늘 수 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은 “담뱃가격 인상 뿐 아니라 담뱃갑 경고그림 상입, 담배 진열금지, 금연지원 확대 등 비가격적 금연정책도 함께 강화해야 금연열풍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