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세종으로?… 한 달 새 2억 뛰었다
by박지애 기자
2025.04.08 05:00:00
2월→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 두 배 가까이 급증
2020년 이후 장기간 하락세 딛고 3월 보합 전환
정부청사 인근 단지 한 달 만에 2억 넘게 오르기도
조기대선 후 대통령실 세종 이전 기대감 반영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최근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이 있는 세종시의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세종시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매매거래가 확 늘며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수년간의 하락세를 딛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일부 단지는 한 달 만에 2억원이 뛴 신고가 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 및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분석해보면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372건에서 3월 684건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 전년 동기(386건)와 비교해도 부쩍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면서 거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2020년부터 하락세를 거듭하던 세종시 아파트는 지난주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이날 KB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주(3월 10일) -0.07%에서 3월 넷째주(3월 24일 기준) -0.04%를 기록하며 하락폭을 좁혀가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은 3월 다섯째주(3월 31일 기준) 보합으로 전환했다.
정부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에선 일부 신고가 거래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 17층 매물은 지난달 20일 9억 1000만원에 거래되며 2월에 이뤄진 직전 거래(6억 3000만원)보다 2억 8000만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마을 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 99㎡ 5층 매물도 지난달 11일 13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전보다 2억 2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올 초부터 매수 문의가 부쩍 늘더니 지난달부터는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외지인 투자보다는 실거주자들이 갈아타기를 하거나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은 2020년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35.76%) 1위일 정도로 수요가 몰린 지역이지만 2021년 6.4%로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2022년 -15.4%, 2023년 -21.9%로 급격하게 가격이 빠지고 지난해에는 -2.61%를 기록했다.
세종시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낮아진 가격 메리트로 인해 실수요자들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수요자가 가장 민감한 건 가격인데 세종시는 공공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공급되는 지역이다 보니 분양가도 저렴하고 수년간 하락을 거듭하면서 바닥이란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여기에다 기반시설이 안정화되고 계획도시와 신축에 대한 선호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기대감 등 정치적인 영향도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 팀장은 “국회 이전이라든지 집무실 이전이라든지 행정수도 기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부분도 없지 않다”며 “특히 최근 1년 사이 서울 가격 회복 속도가 빨라진 부분이 행정수도로 확산하는 영향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대통령실 이전 등 정치적 이슈가 재차 주목받으며 세종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 분위기”며 “여기에 교통 인프라 개선과 행정 중심 복합도시로서의 기능 강화 등 추가적인 호재도 시장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