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허가에 비보존·보령 동반상승[바이오맥짚기]
by나은경 기자
2024.12.16 13:29:58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13일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에서는 비보존 제약(082800)이 세계 최초 비마약성·비소염제성 진통제 품목허가 소식에 30% 상승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유일한 상한가 종목이 됐다. 경영권 분쟁에 싸이토젠(217330)은 지난 4일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고, 루게릭병 신약 임상 3상 데이터 수령을 앞둔 코아스템켐온(166480)은 19.77% 상승했다.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비보존 제약은 세계 최초 비마약성·비소염제성 진통제인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의 품목허가 소식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품목허가 신청 후 1년여 만의 희소식이다.
| 비보존 제약 주가 추이(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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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가 주로 쓰이는데 통증 완화 효과가 약해 마약성 진통제의 복용량을 줄이는 용도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이와 달리 어나프라주는 비마약성 진통제임에도 통증 완화 효과는 마약성 진통제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비보존 제약은 한국의 430억원 규모의 마약성 진통주사제 시장과 1205억원 규모의 비마약성 진통주사제 시장(아이큐비아 2023년 데이터 기준)을 한꺼번에 노리고 있다.
이번에는 수술 후 통증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향후 어나프라주의 적응증 확장 계획도 있다. 비보존 제약 관계자는 “이번 임상 3상은 복강경 대장 절제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암성 통증이나 신경병성 통증, 급성통증에서도 어나프라주로 통증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넓게 생각하고 (적응증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보존 제약은 내년을 목표로 임상 3상을 재설계해 미국에서 어나프라주의 임상시험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진통제 시장 중 ‘수술 후 진통제’ 시장의 규모는 2023년 기준 401억2900만 달러(약 58조원) 로 추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까지 전사 역량을 어나프라주의 국내 품목허가에 집중했었는데 어나프라주가 이제 승인을 받은 만큼 내년부터는 미국 임상 재개를 위한 목표를 설정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어나프라주 승인 소식에 향후 국내 시판시 어나프라주의 유통·판매를 함께 맡을 보령(003850)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장 초반 8.56% 오른 1만650원을 기록하던 보령은 전일 대비 4.59% 상승한 1만260원에서 장을 마쳤다.
코아스템켐온은 루게릭병 신약 ‘뉴로나타 알’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에 대한 기대감에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은 20% 가까이 올랐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거셌다.
앞서 이데일리는 [바이오 월간 맥짚기]韓상륙 레켐비부터 美공략 앞둔 코아스템켐온까지 기사를 통해 이달 중순 코아스템켐온이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 도출을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진행한 임상 3상 데이터 도출 시기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뉴로나타 알은 지난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는 이미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다. 국내 시판 후 데이터(PMS) 조사 결과 위약 대조군 대비 생존기간이 약 5.6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나 회사의 FDA 허가 기대감이 크다.
회사는 FDA의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북미 시장에서만 최소 연 50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최근 싸이토젠 주가 추이(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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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23.02% 상승했던 싸이토젠은 이튿날 11.81% 하락했지만 이날 다시 24.33% 상승하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특히 3거래일 연속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만 기록하던 싸이토젠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회사가 캔디엑스홀딩스(이하 캔디엑스)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다. 보통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시장은 양측이 회사 지분율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 주가 상승이 일어난다.
캔디엑스는 지난 9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임시주총 의안은 △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 2건이다.
싸이토젠은 지난해 12월 캔디엑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이후 싸이토젠과 캔디엑스는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했지만, 싸이토젠 창업자인 전병희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캔디엑스측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전 전 대표를 다시 싸이토젠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캔디엑스가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 9월 말 기준 싸이토젠의 최대주주는 캔디엑스(30.79%)고, 전 전 대표는 14.46%의 지분율로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