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후 밀어내기 총력”…미뤘던 분양 5만가구 쏟아진다

by박지애 기자
2024.08.20 05:30:00

이번달만 전국 분양 2.7만 가구 넘어
고금리발 침체기와 비교해 2배가량 늘어
9~10월에도 분양물량 4.6만 가구 확정+a
“집값 오르며 고분양가 논란 줄고 수요 늘어”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부동산 시장 온기가 돌며 분양시장도 활기가 돌자 건설사들이 미뤄뒀던 ‘분양 털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9월 추석 전후에 집중해 총 5만 가구 가량의 물량이 전국에 쏟아질 전망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19일 이데일리가 직방에 요청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이번달 전국에 쏟아진 분양물량은 2만 7474가구다. 분양시장의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전년 동기(1만 5313가구)와 비교해보면 80%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고금리발 부동산 침체기가 막 시작된 시기인 2021년 8월은 올해의 절반 정도인 1만 3657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전후해 건설사들은 올해 전국적으로 분양물량 밀어내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9월과 10월에만 확정된 전국 분양 물량은 4만 6195가구다. 다만 업계에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단지들까지 포함하면 5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로또 분양’으로 불리는 인기 지역들이 여름에 이어 가을에도 예정돼 있어 분양시장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7월 공급한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는 1순위 178가구 모집에 9만 3864명이 몰려 일반공급 경쟁률이 527.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이번달 공급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는 7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2만 8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4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은 아니지만 다음달 예정된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공공분양으로 동작구 수방사 본청약이 예정돼 있어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가을엔 서울 뿐 아니라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울산에서도 미뤘던 분양이 쏟아진다.

이번 달에만 대구(1758가구)와 울산(803가구)에 분양 물량이 나온 데 이어 9, 10월에도 대구는 1668가구, 울산은 1382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전년과 비교해보면 대구는 8~10월 사이 분양 물량이 없었으며, 울산은 8월엔 분양이 없었고, 그나마 9월과 10월에 물량을 털어내며 1832가구 공급한 바 있다.

이처럼 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집값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던 조합에서도 지난해 얼어붙었던 시장이 풀려가는 흐름을 감지하면서 속속 분양에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가 확연해졌다”면서 “거래가 늘며 시장에 돈이 돌자 건설사들도 자금 조달 문제에 있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틔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그간 공사비 급등으로 논란이 된 ‘고분양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수요자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단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예비분양자들이 분양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상향 평준화됐다”며 “실제 비싸서 안 팔리던 미분양 물량도 속속 완판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