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주목한 '글루텐 프리'…가루쌀 수출역군 되나

by한전진 기자
2024.06.12 05:35:07

[가루쌀 시대 온다]④글루텐 프리, 한국 쌀 가공식품 세계적 인기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 역대 ‘최대’…스낵·떡 등 늘어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 99.6억불→116.2억불 성장 전망
가루쌀 고추장·파스타·맥주 2세대 ‘K글루텐프리’도 온다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세계적인 ‘글루텐 프리’ 열풍에 한국의 가루쌀(분질미)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떡을 비롯해 빵, 스낵, 면류 등 쌀 가공식품까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다. 이른바 ‘코리안 글루텐 프리’다. 정부도 가루쌀 기술 개발과 국내외 제품 판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글로벌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세계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은 99억 6200만달러(13조 6778억원)로 전년 대비 8.1%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67억 7430만달러(9조 3011억원)과 비교하면 47% 늘어난 수치다. aT는 2026년에는 116억 2320만 달러(15조 9586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aT는 “열량 섭취를 조절하거나 성분에 민감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의 급성장 배경은 바로 ‘건강’이다. 글루텐은 곡물 속 식물성 단백질의 혼합물이다. 개인에 따라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민감증, 알러지 등의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소화 질환인 ‘셀리악병’을 앓는 사람은 꼭 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체질 관리를 위해 섭취를 줄이는 이들도 있다. 세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글루텐 프리 소비층이 늘어나는 이유다.

특히 쌀은 글루텐이 없어 미국 등 유럽에서 밀의 효과적인 대안 식품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제분이 손쉬운 가루쌀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즉석밥, 쌀과자, 냉동떡 등 쌀 가공식품의 향후 성장세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700만달러로 처음 2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1~4월 수출액도 88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다. 오는 2028년까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을 4억달러까지 확대한다는 포부다.

최근 정부는 △간편 가공밥·죽 △도시락·김밥 △냉동떡 △쌀 증류주 △쌀 음료 △쌀국수 △혼합면 △쌀빵 △쌀과자 등을 10대 유망 품목으로 꼽았으며 여기서 가루쌀이 중점적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식품·외식업계에 가루쌀 가공 기술과 인프라 지원 등에 나서 2028년까지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 기업 100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가루쌀의 생산 유통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20만t)를 가루쌀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의 다양한 쌀가공식품의 국내·외 판촉을 적극 지원해 성장세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