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장·고물가 등 지금은 '정중동'의 때
by남궁민관 기자
2024.04.04 05:50:05
[만났습니다]②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
지난해 크라운·해태제과 영업익 각각 62%·97% 급성장
신제품 출시 등 공격경영보다는 안정적 경영 이어갈 것
"공장 준공 후 2~3년 위험…총선·고물가 불안정 버텨야"
크라운·해태 합병 가야할 방향…시장 경쟁력 키울 것
[양주(경기)= 대담 박철근 소비자생활부장·정리 남궁민관 기자] “크라운해태제과를 대표하는 제품들을 보면 겉보기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맛과 식감 등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같은 과자 제품도 예전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나아졌습니다.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기 보다는 기존에 잘하던 것에 예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취할 계획입니다.”
|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경기도 양주시 송추아트밸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크라운해태제과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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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경기도 양주에 있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문화예술 테마파크 송추아트밸리 집무실에서 만난 윤영달 회장은 올해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핵심 경영 전략을 ‘정중동’으로 꼽았다.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매출 4347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1%, 61.7% 증가했다. 해태제과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5.9%, 97.3% 급증한 6249억원, 457억원을 기록했다.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칠만도 하지만 윤 회장이 조용한 행보를 선택한 건 고물가 기조와 신공장 준공, 선거 등 대내외적 수많은 변수를 고려한 신중함에 근거한다.
윤 회장은 “2022년 해태제과 아산공장에 이어 올해 크라운제과 역시 아산에 공장을 준공하면서 효율성도 자신감도 많이 올라갔다”면서도 “공장을 지으려면 엄청난 열정이 필요하다. 준공 이후 2~3년이 매우 위험하고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생산 안정화와 생산력 확대 등에 집중한 뒤 사업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는 고물가 기조와 총선 역시 광폭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대외적 변수다. 그간 원재료 가격 급등을 감내하며 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윤 회장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 제품에 계속해서 변화를 줘 가며 방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전개 중”이라며 “여기에 선거 결과에 따라 시장 상황도 변화할 수 있는 불안정한 시기다. 당분간은 큰 액션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경영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품 운영 방침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윤 회장은 “허니버터칩과 같은 차별화 신제품 출시는 자칫 전력 낭비로 연결될 수 있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며 “효자 제품들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가능하다면 문화예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합병은 필수불가결한 수순이라고 했다. 윤 회장은 “양사를 합병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게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남 윤석빈 사장, 사위 신정훈 사장에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경영을 각각 맡긴 이후 실무에서 한 걸음 물러선 윤 회장은 “대부분의 경영은 두 사람에게 일임했다. 1년에 두 차례 정도 회의를 하면서 수출 등 큰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할 수 있는 건 맛있는, 그리고 즐거움을 주는 제품에 대한 조언”이라고 웃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