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룩' 진짜가 나타났다..K패션으로 승화한 모나미

by백주아 기자
2023.07.05 07:30:00

韓 1세대 디자이너 이상봉 디자이너 인터뷰
본질에 충실한 볼펜 디자인, 패션으로 재해석
대중을 위한 의상서 하이엔드 패션까지 진화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모든 세대가 사용하는 모나미 제품의 디자인을 패션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브랜드가 세계적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 패션계를 대표하는 이상봉 디자이너가 국내 대표 필기구 브랜드 모나미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다. 모나미의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 철학을 십분 반영한 패션을 바탕으로 한국 문화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4일 청담동 이상봉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상봉 디자이너가 모나미 컬렉션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4일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이 디자이너는 “모나미의 단순한 디자인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 디자이너와 모나미와의 협업은 ‘필연적 끌림’으로 시작됐다. 그는 패션디자이너와 모델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고교패션·모델콘테스트 위드 이상봉’을 올해로 8회째 이끌고 있다. 패션쇼 주제 가운데 아이들 사이에서 3년째 인기를 끄는 주제가 바로 ‘모나미룩’이다. 흑백의 대비를 기반으로 모나미를 전 세대가 사랑하는 필기구를 넘어 패션으로 보여줘도 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한국을 빛낸 모나미는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패션으로 확장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상봉 디자이너.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협업 컬렉션의 핵심은 평범함이 곧 특별함이 된다는 ‘슈퍼 노멀’로 정했다. MZ세대의 트렌드를 선도할 패션 브랜드 개발을 목표로 절제된 실루엣과 깔끔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젠더리스 룩을 구성했다. 특히 모나미의 대표 제품인 ‘153볼펜’을 형상화한 로고를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의류 제품에는 시그니처 포켓 디자인을 넣어 항상 펜을 지닐 수 있도록 했다.

이 디자이너는 “문자메시지보다 악필이더라도 직접 필기구를 이용해 쓴 ‘사랑한다’는 한 마디 편지같은 아날로그적인 것이야말로 우리가 간직해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기본에 충실해 본질의 가치를 고민한 끝에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든 순간들을 기록해 온 모나미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모나미X이상봉 컬렉션. (사진=이상봉 디자이너)
이 디자이너는 ‘모나미룩’이 대중적인 것을 넘어 하이엔드 패션까지 진화·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나미라고 하면 흑백의 조합을 떠올리지만 모나미가 문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모나미는 브랜드 자체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이자 하나의 문화로 볼 수 있다”며 “국내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K컬처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시기 우리 제품의 가치와 자부심을 국민들이 알아줘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