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된 군중 통제 가능…안전사회 위한 장치될 것"

by김영환 기자
2023.02.17 06:00:00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 인터뷰
특정 지역에 음향 정보 전달할 수 있는 스피커 소형화…군중 통제에 활용
제품 크기 줄여 경찰 1명이 활용 가능…일선에서 활용 가능케 만들어
엔데믹 전환 이후 군중통제 경각심 느낀 해외서도 관심↑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이디솔루션이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는 ‘휴대용 고출력 지향성 스피커’는 군중이 밀집되거나 콘서트장과 같이 시끄러운 곳에서 명확하게 음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다. 단순히 음량을 키우는 게 아니라 소리를 청취해야 할 목표를 정확히 정해 그 곳에만 음향을 집중하는 기술이다. 또 방향성도 조정할 수 있어 용처가 다양한 장점이 있다.

지난 15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제이디솔루션 본사에서 만난 제영호 대표는 “TV소리를 키워도 배우 목소리가 안 들릴 때가 있다”며 “단순히 소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리를 키우지 않고서도 음성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제영호 대표(사진=제이디솔루션)
실제로 경고음을 내는 고출력 지향성 소형 스피커를 제 대표의 사무실이 있는 13층에서 지상 방향으로 돌렸더니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이 하늘을 쳐다봤다. 바로 옆에 있는 기자에게는 매우 작은 소리만이 새어나왔지만 제법 거리가 있는 지상에는 또렷하게 소리가 전달됐다.

제이디솔루션이 보유한 지향형 소리 전달기술은 초음파를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변조하는 기술이다. 초음파가 200m 가량 음향 정보를 실어나르면 비가청 영역인 초음파는 사람이 듣지 못하고, 이 초음파가 만들어낸 파형으로 음향 정보를 가청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도 특허를 획득했다.



소리의 방향성을 모으거나 균등하게 퍼트릴 수 있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소리를 모아서 보내는 기술을 활용해 야구나 축구 등 넓은 경기장을 쓰는 스포츠에서 감독·코치가 고함을 지르지 않아도 멀리 떨어진 선수에게 작전을 전달할 수 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음량을 줄이지 않고 가족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TV를 볼 수 있다. 이 기술은 소리 전달이 어려운 바다에서도 선박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과 해경이 제이디솔루션의 제품을 쓰고 브루나이 해군에도 수출됐다.

차를 타고 터널을 지날 때 차 안에까지 또렷하게 전달되는 안내음을 들어봤다면 보다 이해하기 쉽다. 역시 제이디솔루션의 제품이다. 이 제품을 썼던 둔내터널에서 연간 80건 가까이 일어났던 사고가 20건 안팎으로 줄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특히 5월 출시예정인 휴대용 제품은 가로·세로 17.7㎝에 높이가 36㎝ 가량에 불과해 개인이 휴대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제 대표는 “경찰 1명이 휴대하고 이동이 가능해 어떤 장소에서나 쉽게 활용할 수 있다”라며 “사고 시에 주변이 아무리 시끄럽거나 거리가 멀어도 소리로 잘 통제를 할 수 있는 군중 통제 방송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 대표는 “이 제품은 지하철 내 심장제세동기나 버스의 망치처럼 우리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제품으로 빠른 보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디솔루션은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소 정체되긴 했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군중 통제에 경각심을 느낀 각국에서 제품 문의가 들어온다고 제 대표는 전했다. 제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고 유럽이라든지 중동에서도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라며 “해외에서도 터널 스피커나 횡단보도 스피커 등을 스마트 시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제이디솔루션이 출시예정인 휴대용 고출력 지향성 스피커 이미지 컷. (사진= 제이디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