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대연 기자
2022.12.01 07:00:00
기관투자가들 북 클로징 진행 중…내년도 계획안 수립
금리 인상 속도 탓에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 관망할 듯
채권 투자 관심 증가…대체투자는 중장기적 확대 조짐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조 단위 자산을 굴리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내년도 투자 계획과 자산배분안 등을 수립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시대가 도래한 만큼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신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채권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과거 대체투자에만 쏠렸던 투자심리가 전통자산으로도 옮겨가는 추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일찌감치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한 해 투자를 평소보다 빠르게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은 내년 기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은 물론, 투자 전략과 목표 수익률, 자산 배분안 등 계획안을 수립해나가고 있다. 계획안이 완성되면 이사회 등 의결기구와 상위 부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안으로 확정된다.
올해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긴축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경제 변수가 동시에 겹치면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일에 매진했다. A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는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액이 있어 올해처럼 시장이 흔들리고 불안 요소가 많을수록 금융 시장 전반을 관망하는 것이 최선의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관투자가 관계자들은 시장 여건 악화로 유동성이 메마르고 자본시장이 위축된 탓에 올해와 마찬가지로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덜 공격적이고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외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최근 주요 공제회들이 수차례 회원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어 내년 투자집행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내년 자산 배분안이나 투자 전략과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올해 주식과 채권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이례적인 일까지 발생한 만큼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 사이클을 살펴보며 시장 상황에 침착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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