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허리 통증에 신경주사, 계속 맞아도 괜찮을까?
by이순용 기자
2022.07.13 07:20:39
[변재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척추관협착증으로 허리를 펴고 걷는 게 힘든 김모 씨(여·72)는 통증이 심할 때면 병원을 찾아 허리에 신경주사를 맞았다. 몇 년 전부터 1년에 1번 꼴로 맞던 주사 치료를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걸을 때면 다리가 무거워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심해져 1년에 두 차례 주사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허리 주사를 자주 맞아도 괜찮은 걸까.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 뼈와 인대가 굵어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60~8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줄면서 뼈와 관절이 쉽게 약해져 척추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허리 신경주사는 신경차단술, 경막외 신경차단술, 신경블록, 뼈 주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명칭만 다를 뿐 모두 스테로이드 치료를 의미한다. 허리신경주사의 종류는 주사는 놓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지만 허리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경막외 신경차단술로, 척추관 내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 공간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투여하는 시술이다. 이 시술 역시 놓는 위치에 따라 3가지로 나뉘는데 시술 방법은 사용하는 목적이나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주사를 놓는 위치는 꼬리뼈, 척추 뒤 후궁, 추간공 등으로 환자의 증상과 치료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신경 주사는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데, 염증이 생긴 신경 주위에 해당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 전달을 차단시키는 치료로 차단술이라고도 한다. 마취제 성분은 처음 약물이 들어갈 때 아프지 말라고 넣는 것으로 몇 시간 지나면 마취제의 효과는 없어진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약 2~7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주사를 맞고 2~3일 정도는 통증이 지속되다가 스테로이드 성분이 발현되면서 통증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줄이는 약물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스테로이드’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일반적인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불면증, 안면홍조, 오심, 발열, 발진 등이 있는데 이는 횟수와 용량만 적당하게 조절한다면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부작용은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횟수와 가장 큰 관계가 있다. 많이 맞으면 맞을수록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 의료계에서는 보통 신경주사의 횟수를 1년에 3~4번으로 제한하고 있다.
허리 신경주사 효과의 지속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1회 주사 만으로도 통증 제어 효과가 지속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몇 달 지나지 않아 또다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평균적으로는 2-3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는데, 스테로이드 약물이 정확한 부위에 들어갔는지가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신경주사가 통증을 제어하는데 효과적인 건 사실이지만 질환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주사를 맞고 통증이 사라지거나 좋아졌다 하더라도 평소 무리한 운동이나 허리에 나쁜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