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美국채 담보로 '달러' 푼다…韓銀도 '숨통'(종합)

by이준기 기자
2020.04.01 04:03:01

레포 거래 대출기구 만들어 내달 6일부터 6개월 가동
한은, 달러 조달 채널 또 확보…수백억달러 조달 가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코로나19발(發) 충격을 덜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국채를 담보 삼아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를 추가 공급한다. 통화스와프 확대에 이어 달러 유동성 문제를 막겠다는 의도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간) 긴급성명을 통해 외국 중앙은행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레포 거래를 허용하는 대출기구(FIMA repo facility) 만들어 내달 6일부터 최소 6개월 이상 가동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FIMA 계좌를 가진 외국 중앙은행이나 국제통화기구들이 보유한 미 국채를 연준에 맡기면 달러로 바꿔주겠다는 취지로, 일종의 스와프 거래다. 현재 뉴욕 연은이 시행 중인 레포 거래를 외국 중앙은행으로 확대한 개념이기도 하다.



하루짜리(오바나이트) 거래이지만 필요한 만큼 롤오버(차환)가 가능하다. 금리는 연준 초과지급준비금 금리(IOER·현재 0.1%)에 0.2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굳이 미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 필요 없이 수백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현재 1211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현재 일반 채권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 외에 추가적인 미 국채·달러 거래가 가능해 채권시장이 더 원활히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5일 유럽·캐나다·영국·일본·스위스 등 종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던 5개국 중앙은행과의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19일엔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신규로 체결했었다. 이에 한은은 3월31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가운데 1차분으로 120억달러에 대한 입찰을 진행, 87억2000만달러를 시중에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