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저항선 '1달러=7위안' 갈 수밖에 없다"

by김정현 기자
2018.11.05 05:00:00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②
안유화 교수, 위안화 약세 전망
외환보유액 3조달러 있다지만
실제 쓸 수 있는 건 1조달러뿐
中 당국 외환시장 개입 여력↓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위기가 빠르면 내년 하반기, 늦으면 2022년에 온다고 봤다”며 “그런데 이미 너무 빨리 와버렸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달러·위안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까지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시기는 중국 당국의 결심에 달려있지요.”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위안화를 팔아 달러화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으면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2일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8981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위안 환율은 올해 상반기 중 6.3~6.4위안대 박스권에서 등락했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 한 하반기 들어 6.9위안대까지 상승했다.

안 교수는 “현재 중국 당국은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방어할 여력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약(弱)위안 ‘순리’를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안 교수는 환율을 방어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조달러까지도 갔지만, 이제는 3조달러 수준입니다. 외환보유액 전액이 중국 정부 소유도 아닙니다. 그 중 약 2조달러는 중국 기업들이 보유한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당국이 쓸 수 있는 돈은 1조달러 정도이지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4조달러에 육박했지만, 2015~2016년 증시 급락 위기를 겪으며 2016년말께 3조달러까지 줄었다. 지난해 조금씩 늘어나 그해 말 3조1400억달러까지 늘었으나, 올해 다시 감소하고 있다. 안 교수는 “중국 당국이 남은 1조달러마저 소진해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중국이 부실채권을 처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안 교수는 봤다. 상당한 규모의 부실채권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면 위기가 터지고, 위안화 가치도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부실채권을 처리하려면 증권시장 규모가 커야 한다. 부실한 자산의 신용을 다시 매겨서 처리해야 한다”며 “그런데 중국의 증권시장은 너무 작아서 이를 소화할 수 없다”고 했다.

안 교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위기가 빠르면 내년 하반기, 늦으면 2022년에 온다고 봤다”며 “그런데 이미 너무 빨리 와버렸다”고 했다.

그는 “생각보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나쁘게 가고 있다”며 “중국 펀더멘털(기초체력) 자체도 문제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더 떠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