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일자리 창출…진에어, 재도약 날갯짓
by이소현 기자
2018.08.20 06:00:00
국토부 "고용 불안 고려…신규 항공기 등 제한"
극적 면허 유지…전열 재정비, 제재 해제 안간힘
하반기 270여명 채용…한진임원 배제 등 경영개선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논란으로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272450)가 구사일생하면서 정상화 작업을 본격화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저가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 노선 허가 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전열을 재정비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하반기 채용을 계획대로 마무리해 올해 500여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면허 취소 위기에 몰렸던 진에어가 1900여명 직원의 일자리 유지 필요성에 기사회생한 만큼 일자리 창출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다.
진에어는 올해 객실승무직 240명, 운항승무직 140명, 일반직 70~80명, 정비직 70명 등 부문별로 전년대비 100~170% 늘어난 총 520~530명을 채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상반기 250여명 채용을 완료한 진에어는 하반기에 객실승무원 100여명을 포함해 총 270~280여명 채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채용한 신입 객실승무원은 이달 말경에 입사해 객실 안전 훈련 및 서비스 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11월부터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입 운항승무원은 오는 31일까지 서류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경력직 운항승무원도 상시 채용 중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면허 취소로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했던 임직원의 안도감이 큰 상황”이라면서 “하반기 신규 채용도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에어가 항공 운수사업 면허를 유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1900여명 진에어 임직원과 1만명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의 고용불안을 내세웠다. 특히 진에어는 전체 직원의 80%가량이 2030세대 청년층으로 구성된 젊은 기업이다. 청년 실업률 해소와 고용 안전에 이바지한 결과 지난해 정부로부터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의 면허 유지 결정을 내릴 때 가장 크게 고려했던 점도 일자리였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지난 1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근로자 고용 불안 등 국내 항공 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면허유지 결정에도 당분간 진에어의 성장세는 주춤할 전망이다.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가 제한되고,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도 제한되는 등 제재를 받게 됐다. ‘물컵 갑질’ 물의를 일으킨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국토부가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이에 진에어는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영업상 제재를 이른 시일 내에 풀어 사업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우선 진에어의 경영 결정에 최종 결재는 최정호 대표이사가 하고,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를 배제한다.
이사회 역할도 강화한다. 현행 분기 1회인 주주총회 소집과 대표선임 등을 위한 이사회 개최를 격월로 늘리고, 20억원 이상 신규 투자 등도 이사회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에 친인척 등 특수 관계인을 배제하고,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과반으로 확대해 회사 주요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한다.
준법경영도 강화한다. 오는 10월까지 준법지원인을 선임해 항공법령 등 준수 여부를 꼼꼼히 챙기고, 외부전문가와 익명 제보 등 내부 신고제를 도입한다.
아울러 사내고충처리시스템을 보완해 내년부터 매년 임원에 대한 보직 적합성 심사를 하고, 반기마다 지도력 평가 등을 통해 권위적인 상명하달식 문화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앞으로 진에어 임직원은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고객 가치 및 안전을 최고로 여기는 항공사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