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연말 '물량 털기' 총력전
by이진철 기자
2017.12.19 05:31:00
건설사들 연말 굿바이 분양 한창
내년 대출규제, 금리인상 가능성
지방 미분양 물량 연내 처분 나서
김포 양곡지구 '한강금호 어울림'
주변보다 3.3㎡당 300만원 저렴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착한 분양가와 중도금 무이자 금융 혜택을 내걸고 연말 막바지 분양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 입주 물량 급증의 이른바 ‘트리플 악재’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연내 분양 물량을 털고 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어 미분양 걱정이 덜하다. 하지만 지방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규제 직격탄을 맞는 내년이 오기 전 미분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마케팅 총력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팀장은 “연말 밀어내기 공급에 나선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 없이 완판(100% 계약)한다는 전략으로 연말 분양 총력전을 펼칠 태세”라며 “분양가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 지원 등 혜택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 양곡지구에 들어서는 ‘한강 금호어울림’ 아파트(전용면적 59~84㎡ 873가구)는 인근의 김포 한강신도시 시세보다 저렴한 3.3㎡당 900만원대의 분양가를 내걸었다. 이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보다 3.3㎡당 200만~300만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또한 중도금 무이자에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 혜택도 제공한다. 금호건설 분양 관계자는 “김포지역 내 올해 마지막 공급 물량으로 실수요자를 겨냥해 합리적인 분양가와 금융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오는 29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롯데건설이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전용 23~102㎡ 1697가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로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1350만원 선이다. 전용 84㎡형의 분양가를 4억원 중반대로 책정한 것이다. 이는 인근에서 2015년 9월 입주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84㎡A)’ 시세(5억9000만~6억3000만원)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방 분양 단지는 청약시장 침체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면서 계약금을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으로 수요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5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대전 동구 용운동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는 계약금1차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를 무이자 대출을 내걸었다. 전북 군산시 조촌동에 공급하는 ‘삼호 e편한세상 디오션시티 2차’는 계약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60%)에 계약금 1차 500만원 정액제를 적용했다. 경북 안동시 송현동에 들어서는 ‘안동 송현 양우내안애’는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60%), 전가구 현관 중문 무상 제공 등의 혜택을 내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자신의 여건에 맞게 건설사가 제공하는 중도금 무이자 등의 금융 혜택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대금은 통상 계약금으로 총 분양가의 20%를 내고 잔금(20%) 전에 4∼6회에 걸쳐 중도금(60%)으로 납부한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청약자 입장에서는 계약금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는 옥석을 가려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건설사들이 미분양·미계약 단지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만 건설사가 이자를 부담하고 실제로는 분양가에 은근슬쩍 금융비용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당장은 자금 부담이 없지만 입주 시점에는 중도금 대출 상환과 잔금을 일시에 부담해야 한다”면서 “잔금을 제때에 내지 못하면 높은 이자율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