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침대·하노키탕까지 동원…호텔까지 점령한 반려동물

by송주오 기자
2017.07.04 06:00:00

반려동물 동반 투숙 패키지 상품 190% 판매 증가
1인가구·인구 노령화로 펫팸족 증가 영향
애견시장 2020년 6조원 규모 육박

호텔 카푸치노의 반려동물 투숙 공간 바크룸.(사진=호텔 카푸치노)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애견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이 호텔업계에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은 애견, 애묘 등 반려동물 관련 지출을 늘리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이런 펫팸족을 겨냥한 패키지 상품이나 동반 투숙이 가능한 객실을 준비하는 등 펫팸족 모시기에 나섰다.

3일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반려동물과 동반 투숙하는 고객의 비중이 전년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32건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동반 투숙 고객이 올해는 165건으로 급증한 것이다. 올 상반기 이용 건수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70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은 올 3월 반려동물 전용 상품인 바우와우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유기농 사료와 영양파우더, 배변패드로 이뤄진 반려동물 전용 키트를 증정한다. 또 반려동물 전용 식기와 호텔 투숙 견 전용 목걸이도 제공한다. 호텔 앞 덕수궁으로 산책을 나갈 경우엔 배변봉투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반려동물과 호텔에 투숙할 수 있다. 일반 투숙에 2만2000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반려견과 함께 지낼 수 있다. 다만 반려동물과 투숙하기 위해선 광견병 등 예방접종 확인서를 미리 제출해야 하고, 다른 투숙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내용에 서명도 해야 한다.

호텔 측은 일반 고객과 펫펨족의 편안한 투숙을 위해 층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한 층 전체를 반려동물 투숙객층으로 마련해 일반 고객과 펫펨족 간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호텔 관계자는 “반려견 동반 고객수는 2015년 이후부터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다양한 반려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상품 기획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은 4kg 미만의 소형견을 대상으로 동반 투숙을 허용한다. 예약시 반려동물 동반 투숙을 체크하면 객실에 반려동물을 위한 수면패드, 놀이기구 등을 마련해준다. 금액은 숙박요금에 25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투숙기간에 상관없이 1회당 요금으로 책정된다. 즉 하루를 머무르던 일주일을 머무르던 금액은 동일하다. 반려동물이 객실에 머물며 입힐 수 있는 가구 피해 등의 수리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외에도 알로프트 강남, 쉐라톤 팔래스강남호텔 등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투숙할 수 있다.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의 바우와우 패키지 이용률이 급격히 증가했다.(사진=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
호텔 카푸치노는 반려동물 전용 투숙 공간인 바크룸 7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자작나무 캐노피 침대와 사료, 장난감 등이 제공되며 욕실에는 히노키탕도 준비돼 있다. 펫팸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달 말까지 주말 예약이 다 찼다.

국내 애견산업은 1인 가구 증가, 인구 노령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0월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528만 가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전체 가구수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0.6%p 늘어난 27.8%다. 1인 가구 중 60세 이상은 22.2%로 나타나 30대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애견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2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애견시장은 지난해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는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휴식을 함께 보내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며 “아직까지 호텔을 방문하는 펫팸족이 크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