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5.01.15 06:00:00
與 "재정절감, 국민연금과 통합" Vs 野 "노후보장, 공적연금틀 유지"
국민대타협기구 타협안 도출 ''변수''
[이데일리 최훈길 고재우 기자]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내부의 이견이 큰 이유는 연금 개혁의 방향에 대한 여야의 관점이 극명하게 갈린 탓이다. 여야가 5월 법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데드라인을 넘겨 진통만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당은 재정 절감 효과를 주요 목표로 삼고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공무원연금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여당 연금 법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당 법안의 골자는 공무원연금 충당부채(작년 기준 484조원) 등을 고려해 재정 절감 효과를 높이고, ‘적게 내고 많이 받는’ 현행 구조를 2016년 임용자부터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구조로 바꾸는 내용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연금 개혁은 재정적자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재정 절감 효과를 많이 없앨 경우 개혁의 실질적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연금 삭감 규모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여당 특위 내부에선 김현숙 의원 등을 중심으로 연금을 더 깎아 재정 절감 효과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야당은 노후소득 등 복지 차원의 보장을 중시하고 있다. 100만 공무원 노후와 관련돼 있고 사학연금·군인연금까지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공적연금 틀을 붕괴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야당은 2016년부터 신·구(신규 공무원과 기존 공무원) 분리를 적용한 여당 법안은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졸속으로 만든 여당 법안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며 “공무원의 연금 수령액과 국민의 노후 보장을 큰 담론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가 지난 12일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야가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5월까지 여야 합의로 법안이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특위 위원 14명 중 8명이 진통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고, 여당 내부에서도 5월 처리에 확신하는 인사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여당이 단독으로 강행처리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처럼 여야가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민대타협 기구가 연금법 처리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처음으로 연 국민대타협기구는 여야·정부·노조 소속 위원 20명으로 구성돼 90일간 활동하며 특위에 단수 또는 복수의 연금개혁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미 여야는 국민대타협 기구의 위상을 놓고 힘겨루기에 나섰다. 특위 위원인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한 내용을 반영할 수는 있겠지만, 여당 법안에서 크게 바뀔 내용은 없다”며 특위의 결정 권한을 강조했다.
반면, 특위 및 대타협기구 위원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대타협기구에서 나오는 합의안이 중요한 것”이라며 “기존 여당 법안은 현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 야당도 법안을 내기보다는 대타협기구에서 정부·노조 간 합의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