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4.05.13 07:00:00
계열사 수주 물량이 과반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4월4일 포스코건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늘고 차입금은 줄어드는 등 재무지표가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는 무디스와 달랐다. 지난 3월 회사채 발행에서 희망금리밴드는 민평금리에 최고 0.4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같은 AA- 등급인 현대건설이 한 달 전 민평금리에 0.03%포인트를 더해 희망금리밴드 상단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19회 SRE에서도 포스코건설에 대한 부정적 심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응답자 109명 가운데 18명(16.5%)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등급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은 건설사의 ‘실적 쇼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원에 영업이익 4484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내고도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지 못했다.
바로 과반을 차지하는 포스코 계열 매출 비중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의 지분 89.53%를 보유한 모기업 포스코 관련 매출만 2조여원으로 별도기준 매출의 28%에 이른다. 그룹 내 계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관련 매출까지 따지면 그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계열 물량을 포함해 같은 등급의 건설사와 비교해도 덩치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자산 규모는 각각 15조원, 25조원인 데 비해 포스코건설은 9조원에 그친다. 매출액 역시 두 건설사는 각각 14조원, 28조원으로 포스코건설보다 많게는 두 배가 넘는다.
채무 부담을 늘린 송도 국제도시개발 사업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장부상 우발채무는 6896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자산유동화증권,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등으로 리파이낸싱한 송도 관련 PF 대출금 2조2700억원까지 포함하면 우발채무는 3조원으로 늘어난다.
SRE 자문위원은 “녹색기후기금(GCF)의 송도 유치에 성공하면서 투자 심리가 나아지긴 했지만 사업장이 완공되는 6년여 후 PF의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해외부문에서 수주한 플랜트 또한 우려의 대상이다. 포스코건설은 5조원 규모의 브라질 CSP제철소 공사를 수주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중동에서 벗어나 중남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지역 포트폴리오는 다양해졌지만 시장에서는 중남미 시장 진출 초기인 만큼 시행착오 등으로 원가율 상승과 이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회사 포스코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추가적으로 원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부담이 남아있다.
한 자문위원은 “이름에서 포스코를 떼어내고도 AA- 등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그룹을 제외하고 건설사로서만 놓고 봤을 때 경쟁력과 규모 모두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