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예림 기자
2013.06.24 08:09:21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버냉키 쇼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무려 5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앞으로 외국인의 이탈 행렬이 얼마나 더 이어질 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공포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를 뜻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지난 21일 한때 20을 넘어섰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북한의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와 맞먹는 공포감이 주식시장을 덮치고 있다는 얘기다.
사태가 이쯤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감에 휩쓸려 ‘묻지마 투매’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단기간에 지수가 폭락하면서 미쳐 빠져나갈 타이밍을 잡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 타이밍’ 찾기에 분주하다.
일부에선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역발상 투자’에 나설 시기라는 조언도 나온다. 밸류에이션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우량주를 싼값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같은 연장선에서 출구전략 자체가 미국의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 위축 시기만 버티면 국내 증시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전문가들조차 언제쯤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을 지 쉽게 예측하지 못할 정도다. 더군다나 만에 하나 이번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일부 신흥국의 외환위기로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빠질 수도 있다.
증시 격언 중에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이 있다. 매매를 계속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때로는 장세를 관망하면서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행위라는 뜻이다.
최근 장세에 대한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슷하다. 당분간 관망기조를 유지하며 사태가 진정된 후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장세에서는 뚜렷한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쉬는 것도 현명한 투자법이 될 수 있다.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