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그리스우려↔지표호조 `팽팽`

by이정훈 기자
2012.05.24 05:06:53

EU 정상회의前 관망..다우만 약보합
소재주 `뒷심`..페이스북 사흘만에 반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쳤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서도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관망세 등으로 뒷심을 발휘, 낙폭을 좁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정상들의 성장 부양 합의 보도도 매수세 유입에 힘을 보탰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66포인트, 0.05% 하락한 1만2496.15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1.04포인트, 0.39% 높은 2850.1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23포인트, 0.17% 뛴 1318.86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오후 파파데모스 전 총리가 언급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이날에도 부담으로 작용했고, 특히 유로그룹 워킹그룹에서 각 회원국 별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여전히 유로본드에 대해 강한 추진 의사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서도 독일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심리를 냉각시켰다.
 
다만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와 주택가격지수 등이 동반 호조를 보인데다 EU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 가자는 관망세가 힘을 발휘했다. 추락하던 페이스북의 반등도 한 몫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 관련주가 부진한 가운데 소재주가 반등하며 막판 뒷심을 주도했다. 이번주 들어 이틀째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페이스북은 이날 투자자들로부터 피소되는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3.23%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32달러대를 회복했다.
 
포드자동차도 두번째 투자적격등급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뒤로 2.16% 상승했다. 유럽 소프트웨어업체인 SAP가 인수하기로 한 아리바는 강보합권을 유지했고, SAP도 소폭 상승했다. 또 `자바`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리한 구글이 1%대 상승했고 패한 오라클도 1.21% 올랐다.
 
의류 브랜드인 게스는 예상보다 좋은 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로 6% 이상 급등했고, 애완동물 용품업체인 펫스마트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 덕에 무려 13% 이상 급등했다. 월마트와 톨 브라더스도 각각 1.33%, 2.66% 올랐다.
 
반면 델은 실망스러운 2분기 매출로 인해 17% 이상 급락했고 동종업종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AMD, 주니퍼 네트웍스 등도 1~4%씩 하락했다. 휴렛-패커드도 장 마감 이후에 나올 실적에 대한 우려감으로 3.21% 하락했다.

◇ 구글, 오라클에 승소..안드로이드 `한숨 돌렸다`

구글이 오라클과의 `자바` 관련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을 옭아맸던 특허 분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구글과 오라클간 자바 특허권 침해소송 2차 판결에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구글은 오라클이 제기한 2건의 특허침해와 관련해 어떤 특허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10명의 배심원 모두가 특허 침해를 인정하지 않은 만장일치의 판결이었다.

이에 따라 연방법원의 윌리엄 앨서프 판사는 배심원단을 해산하고, 오라클이 요구한 10억달러의 배상금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던 3차 판결도 취소했다. 다만 아직 일부 법적인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추가로 공판을 개최할지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글측은 성명서를 내고 "안드로이드가 오라클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오늘의 판결은 구글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코시스템) 전체의 승리"라고 말했다. 반면 오라클측은 "우리는 이미 구글이 우리 특허를 침해했다는 압도적인 증거들을 제출했다"며 "앞으로도 자바의 특허와 900만 자바 개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페인, 방키아에 90억유로 공적자금 투입

스페인 정부가 정부 지분이 투입된 방키아에 대해 최소 90억유로(113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루이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최소 90억유로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과 이달 정부가 은행권에 요구한 부실 부동산 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을 위해 70억~75억유로 정도가 필요하고, 유로존 당국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19억유로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귄도스 장관은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가 이같은 계획을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전적으로 지원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페인 정부는 일단 방키아로 하여금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시도하게 한 뒤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을 경우 스페인 공적자금인 국영은행구제금융기금(FROB)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도의 추가 자금이 투입될 경우 방키아에 들어가는 정부 자금은 총 120억유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동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은행권의 부실이 커졌고 자본 확충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구제금융을 요청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스페인 국채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문제가 가장 시급한 이슈"라며 "유동성과 지속 가능성,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등 3가지 포인트를 특별 정상회의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로존, 그렉시트(Greece+Exit) 대책 만든다"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를 지원하는 전문가 집단인 유로그룹 워킹그룹은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전 화상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의에서 유로존 관료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그리스의 이탈에 따른 잠재적 결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각국별로 별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료는 "비상대책은 만약의 경우 유로존 차원에서 공조해야할 부분을 각국별로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정상적으로 해야할 일이며, 그리스에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기로 결정할 경우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500억유로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美 신규주택 판매 호조..부동산경기 `회복`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외 호조를 보였다. 3월 수치도 소폭 상향 조정됐다. 또 집값도 상승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4월중 신규주택 판매가 연율 환산으로 34만3000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월의 33만2000채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33만5000채를 웃돈 것이다. 3월 수치도 종전 32만8000채에서 33만2000채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또 증감율로도 3.3% 증가해 앞선 3월의 7.3% 감소에서 증가세로 급반전했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지역에서 판매가 28.2%나 급증했고, 서부에서 27.5%, 북동부에서 7.7% 각각 증가했다. 다만 남부에서는 10.6%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 판매속도를 감안한 신규주택 공급은 5.1개월치로 지난 3월의 5.2개월보다 다소 줄어 들었다. 주택 판매가격은 평균 23만5700달러로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 `역시 안전자산` 獨 2년국채 입찰, 사상최저금리

유로존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독일 국채가 입찰 호조를 보이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독일 정부는 2년만기 국채를 입찰을 통해 45억6000만유로(58억달러) 어치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된 국채는 사상 첫 제로쿠폰 단기국채였지만, 시장 수요가 여전히 높았다. 실제 입찰에서 국채를 받고자 응찰했던 자금도 50억유로 이상이었다. 또 낙찰금리는 0.07%로, 지난달 실시했던 동일 만기 국채의 낙찰금리 0.25%에서 크게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시에떼 제너럴의 키아란 오 하간 유럽 금리전략 대표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입찰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며 "제로쿠폰으로서 이렇게 대규모로, 유동성있는 벤치마크 국채가 발행된 건 처음있는 일로, 이는 불안한 시기에 안전성을 좇는 수요가 많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의 독일 국채금리도 계속 하락중이다. 2년만기 국채금리는 0.031%까지 하락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 중이고, 10년만기 국채금리 역시 1.41%로, 지난 18일 기록한 1.396%의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