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7.08.10 08:10:43
집값 100% 융자! 한 달간 임대료 면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 LA 부동산시장 르포
외곽지역 20~30% 하락… 투자했던 교포들 손해
한인타운 등 도심엔 아파트개발 붐 `이상 현상`
[조선일보 제공] 미국 LA 다운타운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팜데일의 주택단지 분양사무소. 혼자 사무실을 한가롭게 지키고 있던 직원은 기자가 들어서자 "집값의 100%를 융자해 주고 마감재 업그레이드 등 7000달러어치의 보너스를 주겠다"며 계약을 권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교외의 신규 주택단지들이 분양가를 10% 낮추는 등 각종 파격적인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미분양 주택은 쌓여만 가고 있다. 인근 기존 주택단지로 들어가자 집을 판다는 ‘포세일(FOR SALE)’이라는 간판을 내건 집들이 곳곳에 눈에 들어왔다. LA 외곽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한 달간 임대료를 내지 않도록 해준다는 프리렌트(FREE RENT)라는 광고판을 내건 주택단지도 만날 수 있었다.
금리가 오른 데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확대되면서 미국 LA지역 집값이 하락하고 급매로 처분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압류에 들어간 LA지역의 주택은 2분기(4~6월)에 379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집중 구입한 교외 중저가 주택의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작년 1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LA 외곽에 52만 달러를 주고 투자용 주택을 샀던 A씨는 집값이 떨어진 데다 금융부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A씨는 “집값이 떨어지는 데다 월세 임대료보다 융자금이 더 많아 한 달에 1000달러 정도의 손해를 계속 보고 있다”며 “집을 팔려고 해도 문의조차 없다”고 말했다. LA 중개업체 사장인 라이언 오씨는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교외지역으로 주택이 대거 지어져 과잉공급 상태에 빠져 들었다”며 “외곽지역은 20~30% 집값이 하락, 투자용으로 집을 여러 채 구입했던 교포들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는 서브 프라임 연체율이 13%대까지 치솟고 있어 중저가 주택의 매물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교적 고가의 주택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이용해 구입한 비율이 낮아 저가 주택단지에 비해 타격이 덜하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