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경탑 기자
2004.04.21 08:00:00
주거래 고객 서울시 주관행사...내주 결론
[edaily 이경탑기자] 서울시금고 은행인 우리은행이 이명박 서울시장의 야심작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경주대회 `챔프` 투자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행사주최측인 서울시가 90여년이 넘는 주거래고객이지만 `챔프` 투자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난처한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행사대행사인 KMC로부터 `챔프` 대회에 대한 투자를 요구받고, 총 70억원을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이르면 다음주중 내려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투자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영국계 재보험사에 총 투자금 70억원중 50억원을 가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챔프`는 오는 10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동안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상암동)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대회중 하나로 오는 2008년까지 5년동안 미국 호주 등 7개국, 21개 주요도시에서 열린다. 서울시 등 주최측은 외국관광객 3만∼5만명을 포함해 총 관람객수가 50만~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가 전세계 68개국 TV로 생중계됨에 따라 서울시 관광자원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또 대회 종료후 경기 트랙을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 도로 등으로 활용,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체육시설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3년전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자동차경주대회 `F3`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벌써부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아테네올림픽과 관련한 삼성그룹의 스포츠마케팅 행사를 빼고 2002년 월드컵 이후 국내 스포츠마케팅업계가 빈사 상태에 빠져 있다"며 "우리은행이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현대차 등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들도 경기 상황 등을 고려, `챔프` 협찬 및 후원을 이미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최근 서울시 청계천 복원사업의 관수~수표동 교량의 건설비 전액(26억원)을 기증키로 한데 이어 이번 `챔프`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주거래고객인 서울시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끌려다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영화, 오페라 등 신규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챔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