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3.11.23 16:47:06
[edaily 오상용기자] 채권단과 LG그룹이 LG카드 유동성 지원 협상을 둘러싸고 지리한 대치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예상손실과 필요한 충당금적립 비율 등 ‘숫자 맞추기’에 들어갔다.
23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의 개인연대보증 제출과 관련 아직까지 진척된 상황이 없다”면서 “현재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오후 들어 부산하게 움직이며 부도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은행들이 LG카드 여신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50%까지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당금 50% 적립은 `추정손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LG카드 여신을 사실상 채권회수가 어렵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의 개인연대보증은 금전적 측면에서 채권단에 큰 실익은 없지만 상징적 조치”라면서 “LG그룹이 카드사 회생의지가 분명하다면 그룹 오너가 보증을 못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LG카드 지원협상이 순리대로 풀리지 않음에 따라 은행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아직까지 8개은행이 모일 계획은 잡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작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또는 회사정리절차로 들어갔을 경우 은행 손실규모와 연말까지 쌓아야 할 충당금 적립규모, 채권회수율 산정 등인 것으로 보인다.
감독당국도 담당 임원과 비은행검사국이 잇따라 회의에 들어가면서 LG카드(032710) 부도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