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젊은이 씨말랐다"…70대도 현역인 건설현장 '초비상'
by최영지 기자
2025.03.06 05:00:00
[건설현장 고령화 위기]①기술인력 5060대 비율 57%
청년 유입 없으니 평균연령 2010년 45세→지난해 51세
생산성 '뚝'…공사기간 늘어지니 안전관리마저 위협
5차 건설업 고용개선안·스마트건설 지원 발언에 이목
[이데일리 최영지 남궁민관 기자] “요즘 일부 현장에선 70대 어르신 건설 기술인이 종종 눈에 띈다. 숙련공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난이도 있는 기술인력일수록 30~40대 젊은 사람들을 찾기 더욱 어렵다보니, 원칙적으로 고용해선 안되는 60대 이상을 원청에 양해를 구해 투입하는 현실이다.”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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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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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미장·방수·조적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날이 갈수록 건설 현장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서울 모처 재개발 현장에서 만난 60대 토목인력 B씨 역시 “건설 현장에서 이제 40대 이하는 씨가 말랐다”며 “장비나 기계 없이 맨몸으로 해야 하는 업무가 적지 않은데 50~60대가 하기엔 힘에 부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뜩이나 건설업 취업자 수가 줄고 있는 건설현장에 청년 근로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고령화마저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2만 1000명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무려 16만 9000명이 줄었다. 이는 2017년 1월(188만 9000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자, 2021년 2월(198만명) 이후 4년 여 만에 200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청년층으로 분류되는 15세 이상 29세 이하 취업자 수의 경우 10만 5000명으로 10만명대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전년동기대비해선 무려 6만 1000명이 줄어든 기록이다.
건설 기술인의 고령화도 수순이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된 건설 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6월 기준 51.2세로, 2010년(45세)보다 6.2세 늘어난 마당이다. 이에 따라 전체 건설 기술인 중 11% 가량을 차지하던 50~60대 비율은 지난해 무려 57%로 증가했다.
생산성 저하는 물론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온다. 실제로 건설업 노동생산성 지수는 2011년 104.1에서 2021년 94.5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고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수는 더욱 낮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이 줄어들수록 품질 저하는 물론 공사기간도 지연시킬 수 있어 안전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층·외국인력 유입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지난달 말 정부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유효한 ‘제5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청년·여성의 건설업 유입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담보할 적정임금제와 기능등급제 본격 도입은 ‘일단 유예’되며 건설업계 아쉬움을 남긴 터다.
더불어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와 건설안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스마트건설 적극 지원”을 약속한 만큼 올해 유의미한 지원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