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 '14억 시대' 자리 잡나, 서울원 이어 성북구에도 등장
by박경훈 기자
2024.11.28 05:00:00
삼선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내달 9일 청약
논란은 분양가, 84㎡ 최고 14억…서울원과 유사
광화문과 대중교통 30분 불과…인근 지역 낙후
두 단지 우위 의견 갈리지만, "14억 비싸" 한 목소리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원 아아파크’ 고분양가 논란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성북구 삼선동에 전용 84㎡ 14억원 아파트가 등장했다. 가장 큰 무기는 광화문 업무지구와의 직주근접이다. 서울원 아이파크와의 비교우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다만 ‘강북 14억원’을 실수요가 아닌 투자용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같았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선5구역 재개발 사업지인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내달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에 돌입한다.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 19개동, 총 1223가구로 지어진다. 이중 509가구가 일반 분양분으로 나온다.
창경궁 롯데캐슬은 모처럼 서울 도심 권역 중 하나인 종로 생활권에 등장한 신축이자, 성북구 삼선동에는 10년 만에 등장한 신축 아파트라 관심을 받고 있다.
관심은 역시 분양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창경궁 롯데캐슬의 84㎡ 기준, 최고 분양가(10~12층)는 13억 9000만원이다. 각종 옵션을 넣으면 14억원을 훌쩍 넘는 숫자다. 그 외 84㎡는 13억 5000만원, 59㎡는 10억 5000만원 전후 수준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200만원이다.
앞서 최근 분양을 진행한 서울원 아이파크의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14억 1000만원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가격대다. 26일 진행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은 14.9대 1을 보였고, 84㎡B(132가구) 타입은 44.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창경궁 롯데캐슬이 비교 대상인 서울원 아이파크보다 더 나은 입지환경을 가졌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동북권 랜드마크’ 조성을 목표로 한 대형사업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에는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이전, 5성급 호텔, 영화관 유치 추진 등 직·주·락 등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삼성역까지 9분이면 도달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라는 핵심 무기를 갖췄다.
창경궁 롯데캐슬의 확실한 강점은 광화문 업무지구와의 거리 즉, 직주근접이다. 직선거리는 단 3㎞ 남짓.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30여분만에 도착한다. 다만,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6호선·우이신설경전철 보문역과 거리는 약간 있는 편이다. 주변은 개발이 덜 돼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서울원 아이파크에 한 표를 던졌다. 김 위원은 “광화문 도심과 거리상은 가깝지만 서울 안에서 교통이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삼선(혜화)동 같이 도심에 있는 아파트가 주거단지로 선호되는 곳은 아니”라면서 “반면 서울원 아이파크는 대규모 역세권 도시개발 사업이기 때문에 규모 자체가 다르다. 주거 환경이 조성되고 나면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우위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광운대 역세권이 지금 형성이 돼 있다면 모르겠지만, 창경궁 롯데캐슬이 완공되면 당장 인접 생활권에 있는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면서 “GTX 때문에 강남권 직장인 사람들이 서울원에 살지도 미지수다. 현재 가치로 본다면 창경궁에 한 표를 던진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 모두 분양가 14억원이란 가격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피력했다. 송 대표는 “실거주가 아닌 투자용으로 본다면 그렇게 좋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 위원은 “최근 청약은 ‘묻지마’보다 신중한 분위기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다소 높은 편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