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주원 기자
2024.09.05 05:00:00
정치적 중립성 유지하며 공정 수사해야
구체적 개혁안·투명한 소통으로 신뢰 회복
약자 보호와 비리 근절도 시급한 과제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검찰은 우리나라 형사사법 체계의 중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정치적 사건에 대한 편파 수사 의혹, 검찰 내부의 비리 문제,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검찰총장의 취임은 검찰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금은 검찰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의적절한 발언이다. 다만 절대 말로 그쳐서는 안된다.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새 검찰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김건희 여사,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야당발 ‘검찰청 폐지’ 논의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지게 됐다.
국민들은 검찰총장이 특정 정파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법치주의와 형사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주기를 바란다. 어떠한 성역도 없이 거악을 척결하는 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다. 동시에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는 것도 검찰의 중요한 임무다.
새 검찰총장에게 국민이 바라는 점은 다양하지만 그 핵심은 검찰에 대한 신뢰 회복에 있다. 먼저 정치적 중립성 유지는 검찰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추상적인 포부를 넘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검찰개혁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명확한 로드맵과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검찰의 결정과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도 노력을 쏟아야 한다.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 검찰 내부의 비리를 근절하고 건전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새 검찰총장의 중요한 과제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하락은 일부 검찰 내부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측면도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찰의 미래는 검찰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다. 많은 이들이 검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참견하는 이유다. 국민들도 검찰을 흔들기보다는 건전한 비판과 감시, 응원을 통해 검찰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검찰이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 그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새 검찰총장에게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으로서의 그의 성공은 곧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